아프가니스탄
아프가니스탄 이슬람 공화국(아프가니스탄이슬람共和國, 파슈토어: د افغانستان اسلامي جمهوریت 다 아프가니스탄 이슬라미 좀호리야트, 다리어: جمهوری اسلامی افغانستان 좀후리예 에슬라미예 아프가네스탄), 줄여서 아프가니스탄(파슈토어: افغانستان 아프가니스탄, 다리어: افغانستان 아프가네스탄), 아프간은 남아시아와 중앙아시아에 걸쳐 있는 내륙국이다. 북쪽은 투르크메니스탄·우즈베키스탄·타지키스탄, 북동쪽은 중화인민공화국, 동쪽과 남쪽은 파키스탄, 서쪽은 이란과 맞닿아 있다. 수도는 카불이다. 아프가니스탄은 세계 최빈국으로 손꼽힌다.
아프가니스탄에 인간이 정착한 시기는 중기 구석기 시대이다. 비단길을 따라 전략적으로 위치한 덕으로 아프가니스탄은 중동과 아시아의 여러 지역의 문화을 접할 수 있었다. 아프가니스탄은 여러 세기를 거쳐 다양한 인종들의 고향이 되었으며 수많은 군사 활동을 목격할 수 있었다. 대표적인 정복 세력으로는 알렉산더 대왕, 아랍계 무슬림, 몽골 제국, 대영제국, 소련, 그리고 현대의 서방 세력에 이른다. 또한 쿠샨 제국, 에프탈 제국, 사만 토후국, 사파르 토후국, 가즈나 제국, 고르 술탄국, 할지 술탄국, 무굴 제국, 호타크 제국, 두라니 제국, 기타 등등의 제국들을 일으킨 민족들의 근원지가 되어주기도 하였다.[1] 1747년, 아흐마드 샤 두라니는 두라니 제국을 세웠는데, 이 때가 근대 아프가니스탄의 시발점으로 여겨진다.[2] 나중에 두라니 제국의 도읍은 칸다하르에서 카불로 옮겨졌으며, 제국 영토 대부분은 이웃 강국들에게 빼앗겼다. 19세기 말, 영국령 인도 제국과 러시아 제국이 "그레이트 게임"(The Great Game)을 벌이는 가운데 아프가니스탄은 두 제국의 완충국으로 전락하였다.[3] 제3차 앵글로-아프간 전쟁 이후 1919년 8월 19일에 이 나라는 대영제국에게서 독립을 쟁취하였다. 자히르 샤의 40년 통치 동안 아프가니스탄은 평화를 유지하였다.
1970년대 말부터 아프가니스탄은 내전 상태에 빠진 상황이며, 1979년에 소비에트 연방의 아프가니스탄 침공과 2001년 미국 주도로 탈레반을 축출한 아프가니스탄 전쟁으로 외국의 점령을 겪게 된다. 2001년 말, 유엔 안전보장이사회는 북대서양 조약기구 군대로 구성된 국제 안보 지원군(ISAF) 창설을 승인하였다. 아프가니스탄은 후발 개발도상국의 하나로, 농업과 목축에의 의존도가 높다. 현재 해외 원조로 재건되고 있으나 심각한 내부 분쟁을 겪고 있다. 최근에는 1000억 달러 규모의 전국적인 재건 과정을 진행하고 있다.[4]
어원[편집]
10세기에 쓰여진 지리서 후드드 알 알람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 (다리어: افغانستان 아프가네스탄)이란 어휘는 인종의 이름인 아프간만큼이나 오래되었다고 한다. 어근 "아프간"은 역사적으로 파슈툰인을 가리키는데 사용되고, 접미사 "스탄"은 페르시아어로 "~의 장소"를 뜻한다. 따라서, 아프가니스탄은 아프간인들의 땅으로 해석되거나, 더 면밀히 말해서는 파슈툰인들의 땅으로 해석되기도 한다. 그러나, 현대의 아프가니스탄 헌법에서는 "아프간이라는 어휘는 모든 아프가니스탄 시민들에게 적용되어야 할 것이다"라고 아프간을 명시하고 있다.[5]
역사[편집]
근대적인 아프가니스탄 국가는 아흐마드 샤 두라니가 1747년에 세웠으나,[2] 이 땅은 유구한 역사를 지녔으며 다양한 문명들이 들어선 바 있다. 펜실베이니아 대학교의 루이스 뒤프레, 스미소니언 학회 등에서 발굴한 원시 시대 유적을 보면, 지금의 아프가니스탄 땅에 사람이 산 것은 적어도 50,000년 전의 일이며, 이 지역의 농경 집단은 세계적으로 초기에 속함을 알 수 있다.[6][7]
아프가니스탄은 수많은 인도-유럽 문명들이 상호작용하고 투쟁하던 독특한 연결점이며, 초기 역사에서 중요한 땅이었다. 오랜 세월 동안 이 땅은 온갖 민족의 터전이었는데, 그 가운데는 박트리아, 아리아, 아라코시아 등 아리아인 계통의 인도-이란인도 있었다. 또 이 땅을 정복한 집단으로는 메디아 제국, 페르시아 제국, 알렉산드로스 대왕의 군대, 셀레우코스 제국, 인도-그리스 왕국, 튀르크인, 몽골인 등이 있었다. 현대에는 영국과 소비에트 연방이, 그리고 최근에는 미국과 동맹국이 아프가니스탄에서 전쟁을 벌이고 있다. 한편 아프가니스탄 원주민 집단은 주변의 이란 고원, 중앙 아시아, 인도 아대륙을 침략하여 자신들의 제국을 세우기도 하였다.
이슬람 이전 시대[편집]
20세기에 이루어진 고고학 연구에 따르면, 아프가니스탄의 지리적 영역은 이웃 지역들과 문화, 교역으로 깊이 연결되어 있었다고 한다. 구석기 시대, 중석기 시대, 신석기 시대, 청동기 시대, 그리고 철기 시대의 유물들이 아프가니스탄에서 발견되어 왔다. 도시 문명은 기원전 3000년 전부터 시작된 것으로 추정되고, 문디각 (칸다하르 인근의 남부 도시)은 인근의 인더스 문명의 식민지였을 가능성이 제기되어 왔다. 더욱 최근의 발견들에 의하면, 인더스 문명이 현재의 아프가니스탄 지역까지 영역을 넓혀서, 현재의 파키스탄,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인도 지역에 고대 문명이 존재했던 사실을 뒷받침해주고 있다. 더욱 자세하게는, 현재의 파키스탄 북동부에서 인도의 북서부와 아프가니스탄의 북동부까지 영역을 넓혔다. 인더스 문명의 유적이 아프가니스탄 북부에 위치한 쇼투가이의 아무다리야 강에서 발견된 바 있다.[8][9] 여러 작은 규모의 인더스 부락들도 아프가니스탄에서 발견되어 왔다.
기원전 2000년 이후에는, 중앙아시아의 반유목민들이 계속하여 아프가니스탄으로 남하해왔다; 그들 중엔 다수의 인도유럽어를 사용하는 인도-이란인들이 있었다. 이 종족들은 이후에 더 멀리 남아시아, 서아시아, 또는 카스피 해의 북부 지역을 통해 유럽으로 이주해왔다. 당시의 지역은 아리아나라고 일컬여졌었다.[10][11] 이들은 아이리아넴 바에자라는 민족을 이루게 된다. 아리아인의 원래 터전은 아나톨리아, 쿠르디스탄, 중앙 아시아, 이란 또는 아프가니스탄이라고 하는데, 이런 각 주장에 따라 역사상의 이주 방향이 달라진다.[12][13] 나중에 파르티아와 사산 제국의 지배를 받으면서 이 곳은 "아리아인들이 지배하는 땅"을 뜻하는 '이란사르'로 불리게 되었다.
자라투스트라교(조로아스터교)가 발생한 곳은 기원전 1800년~800년 사이의 아프가니스탄 땅으로 여겨지는데, 창시자 자라투스트라는 발흐에서 살다가 죽었기 때문이다.[14][15] 자라투스트라교가 발흥하던 시기에 아베스타어와 같은 고대 동부 이란 언어는 이 지역에서 쓰인 것으로 짐작된다. 기원전 6세기 중엽, 아케메네스 왕조의 페르시아 제국은 메디아 제국을 무너뜨리고, 아프가니스탄(그리스인들은 아라코시아라고 불렀다)을 병합하였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은 기원전 330년 이후에 아프가니스탄을 정복하였다. 알렉산드로스 대왕이 이 땅을 잠시 정복한 이후 후계국인 셀레우코스 제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다 기원전 305년에 동맹 조약의 일환으로 인도의 마우리아 제국에 이 지역 대부분을 넘겨 주게 된다. 마우리아의 지배를 받으면서 힌두교와 불교가 아프가니스탄 땅의 주요 종교가 되었다. 그러나 기원전 185년에 마우리아 제국이 숭가 제국에 무너지고, 기원전 180년경에는 헬레니즘 국가인 그리스-박트리아 왕국이 아프가니스탄을 재정복하였다. 이내 아프가니스탄 상당 부분은 그리스-박트리아에서 떨어져나가 인도-그리스 왕국의 영토로 넘어간다. 인도-그리스 왕국은 인도-스키타이에 패배하고, 기원전 2세기 말에 이르러선 아프가니스탄 땅 대부분을 잃게 된다.
1세기경, 파르티아 제국이 아프가니스탄을 통치하였으나, 인도-파르티아 봉신들에게 땅을 빼앗겼다. 기원후 1세기 중엽에서 말엽에는 광대한 쿠샨 제국이 아프가니스탄 땅을 중심에 두고, 불교 문화의 강력한 후원자가 되어서 지역 내에서 불교를 부흥시키는 데 기여하였다. 3세기에 쿠샨 제국은 사산 왕조에 격퇴되었다. 스스로를 쿠샨샤스(보통 인도-사산으로 알려짐)라고 부른 수많은 통치자들이 이 땅의 일부를 계속 다스렸으나, 이들은 사산 왕조에 종속되어 있었을 것으로 추정된다.[16] 후기 쿠샨 이후로는 키다라 훈족[17]이 지배자가 되었다가, 강력한 에프탈이 5세기 초에 잠시 아프가니스탄을 지배하였다.[18] 서기 557년에 사산 왕조의 호스로 1세가 에프탈을 무찌르고, 페르시아에서 사산 왕조의 패권을 재확립하였다. 그러나 쿠샨과 에프탈의 후손들이 카불리스탄에 쿠샨-에프탈 또는 카불-샤한이라 불리는 작은 왕조를 세웠다. 지역의 북동부와 남부의 대부분이 계속하여 불교 문화의 지배를 받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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