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10월 27일 월요일

다석 유영모 다이어트

한국 기독교 역사에서 다석 유영모(1890~1981)는 손꼽히는 ‘기인’이다. 160㎝의 단구의 몸으로 서울 구기동에서 농사를 짓고 벌을 치며 전깃불도 없이 살던 다석은 쉰둘이 되자 간디처럼 아내와 해혼(부부 성관계를 그만둠)을 선언한 뒤 늘 무릎을 꿇고 앉고, 하루에 한 끼만 먹고, 널빤지에서 잠을 자면서 철저히 고행했다.

예수는 광야에서 40일간 금식, 석가모니 부처도 쌀 한톨만 먹고 최저저열량식을 했다. 정신적 지도자는 소식이나 단식을 자주 했듯이, 선생은 1일1식을 했다. ‘다석(多夕)’이란 호도 ‘夕(석)+夕(석)+夕(석)=多夕(다석)’해서 ‘하루 세 끼를 한 번(저녁)에 먹는다’는 의미로 지은 것이다. 그는 모든 거리를 걸어 다녔으며 평생 차를 타 본적이 없었다. 하지만 등산을 하면 가장 날쌔고 빨리 올랐으며 깡마른 체구로 기력이 좋은 사람이었다. 다석은 씨알사상의 전도사인 함석헌의 정신적인 스승이었으며 한국 철학과 기독교를 결합시킨 독특한 사상가이다. 독서와 생각을 많이 하였으며 얼나(참 나 자신)와 제나(통합된 진짜의 큰 나)의 화해를 모색하였다. 한의학적으로는 생각을 많이 하면 비위(소화기)가 나빠진다. 따라서 생각이 많은 사람은 사려과다는 비를 손상한다는 말처럼 살이 찔 수가 없다. 물론 스트레스 받으며 걱정 많이 하고 스트레스의 교감신경 과도를 해소하기 위해 부교감신경인 위를 자극주기 위해 먹는 사람은 살이 찌게 된다. 배부른 돼지보다는 배고픈 소크라테스가 낫다는 격언이 있다.
다이어트 환자가 이 분처럼 차를 이용하지 않고 밥을 한 끼만 먹으면 어떻게 되는가? 필자도 감명을 받아서 저녁 식사 한끼를 안 먹는 중이다. 살은 3달만에 7kg이 감량되었으며 살은 지금도 1달에 1kg정도 빠지고 있다. 단지 다이어트로 다석의 생활이 단점인 점은 저녁에 식사를 했다는 점이다. 저녁은 한의학적으로 축적이 되는 음기가 강하며, 활동을 안해서 배설이나 소화만 되게 된다. 또한 저녁에 잠을 자야 렙틴이란 비만 억제 호르몬이 나오는데 저녁에 먹어서 위에 부담을 주면 안 된다. 따라서 가장 좋은 식사는 아침과 점심을 먹고 저녁을 굶는 것이다. 필자는 저녁을 안 먹기 위해 다른 것을 하지 않고 한약을 저녁(오후5시~6시경)에만 복용했다.
왜 한약을 복용해야 하는가? 식욕은 성욕과 더불어 인간의 최대한의 본능이다. 어떠한 유혹도 식욕보다 큰 것이 거의 없다. 따라서 식욕과 싸우려고만 하면 스트레스를 받게 된다. 며칠간은 굳센 의지로 저녁을 안 먹으면서 다이어트를 하려고 해도 의지는 파도에 휩쓸린 모래성처럼 금방 무너지고 만다. 또한 고무줄을 잡아당기면 평상으로 돌아오려는 탄성처럼 다시 폭식과 금식을 시소처럼 반복하게 되는 것이다. 우리는 몸의 본능과 싸우려고 하면 백전백패이다. 즉 적인 식욕의 성질을 알지 못하고 전쟁하면 무조건 진다. 먹지 않으려는 생각 자체가 스트레스가 되어 교감신경과 에피네프린을 항진시키고, 다시 시소처럼 균형을 맞추기 위해 위장이 작용하는 부교감신경쪽으로 치우치려고 하는 것이다. 즉 스트레스 자체가 살을 찌개 하는 지렛대로 작용하는 것이다. 따라서 우리는 즐겁게 다이어트를 해야 하며, 일단 먹은 음식에 대해서는 감사를 느껴야 한다. 한약은 우선 식욕을 억제하니까 싸울필요가 없다. 물론 음식을 먹지 않기 때문에 즐겁지는 않지만 음식을 먹은지 안먹었는지 모르는 상태가 된다. 그러면 음식만 눈 밖에 치워버리면 생각이 잘 나지 않는다. 한약에는 정신을 집중하는 약도 있으므로 마음 편하게 일상 생활을 하면서 견뎌나갈 수 있다. 필자도 진료중에 저녁을 안 먹고 해서 진료에 지장이 있은 적이 없다.
그러면 약에 의존하게 되고, 약을 만약 끊는다면 요요현상이 발생되지 않을 것인가?
내 경험상 약은 의존하지 않는다. 모든 것은 생각이 만들고 생각은 습관을 형성한다. 즉 우리중에 아침밥을 안 먹는 습관을 가진 사람이 있다. 물론 아침 밥 안 먹는 것은 다이어트에 가장 큰 적이다. 따라서 저녁을 안 먹다 보면 익숙해지게 되고, 한약의 의존을 떠나게 된다. 참고로 필자는 약 보름에 한번정도 저녁에 다이어트 한약을 먹는다.
또한 요요현상의 문제를 짚어보자. 요요현상은 약을 끊은 뒤에 나약한 의지로 운동도 안하고 원래의 방종했던 과식의 습관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생기는 것이다. 그럼 계속 저녁식사를 안하는데 어떻게 다시 살이 찔 수가 있겠는가? 저녁은 저녁식사, 술, 회식등 포함해서 거의 절반의 칼로리를 섭취한다. 특히 아침 안 먹는 사람은 칼로리 2/3정도를 섭취한다. 또한 몸이 6개월간 이미 저녁 안 먹는 것으로 적응이 되었는데 어떻게 다시 전 상태로 돌아가겠는가? 몸에는 세트포인트가 맞춰저 항상성이란 것이 존재한다. 마치 난방기가 30도에 맞춰져 있으면 온도나 낮아지면 돌아가고 올라가면 자동으로 멈춰지게 된다. 초반에는 약간 배고파서 괴롭겠지만 나중에는 아주 편하다. 사실 저녁 한약값이 저녁 값보다 싸며, 경제적으로 시간적으로 더 절약된다.
저녁도 안먹고 사람도 못 만나고 그럼 어떤 재미로 사느냐고 반문하는 사람이 있다. 사람은 무엇을 위해 사는가? 살기위해 먹는가 먹기 위해 사는가? 사람은 맛보다 멋에 살아야 한다. 미각은 가장 낮은 하위의 본능 중추이다. 이제마 선생도 귀, 눈, 코, 입의 순서로 배열했다. 즉 입은 저차원적인 가장 낮은 쾌락적인 것이며, 뿌리는 될 수 있어도 고차원적인 것은 아니라고 했다. 우리는 다른 사람의 시선이나 자기만족 자아 실현을 위해서 산다. 예를 들어 죽을 고생하면서 마라톤 하는 것도 자기 성취감을 맛보기 위한 것이다. 저녁 안 먹는 식사는 큰 노력이 들지 않고 정말 쉬운 방법이다. 하지만 좀 자기의지를 가지고 독해질 필요가 없고, 약속이나 인간관계에는 약간 어려울 수 있다. 살을 빼는데 저녁한약으로 저녁 안먹는 이 보다도 쉬운 방법이 없다. 운동 열심히 하는 노력이나 시간 투자가 전혀 필요 없다. 오히려 시간이나 돈이 남아 경제적이다. 속도 비어지니 생각도 잘 나고 위에 부담을 주지 않기 때문에 잠을 자기에도 편하다. 한의학적으로 위 반응시간은 오전 7시부터 9시까지이기 때문에 아침밥을 먹는 것은 반드시 필요하나 저녁은 먹을 필요가 없다. 예전에 정신노동하는 선비는 두끼를 먹었고, 머슴이나 되어야 고봉밥에 여러끼를 해결했다. 왕은 하루에 다섯끼를 먹어서 단명하지 않았는가?
저녁을 먹고싶고 정 식욕이 당긴다면 저기 북한 어린이 아프리가 어린이 삐쩍 마른 사진을 책상에 붙여놓고 시작하라. 경제적으로 어렵겠지만 저녁 굶은 값으로 기부라도 좀 해라. 정말 비만은 사회적인 공공의 적이다. 같은 지구란 행성 안에서 누구는 없어서 못 먹고 누구는 배불러 못 먹는다는 실존은 더 이상 존재하지 않아야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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