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5월 27일 금요일

능텅감투와 타인 시선 피하기 튼살치료

능텅감투와 타인 시선 피하기 튼살치료


어떤 사람이 길을 가다가 날이 저물었는데, 인가를 못 찾아 산에서 하룻밤을 자게 됐어. 어디서 자나 하고 사방을 둘러 보니까, 마침 산중에 무덤이 몇 개 잇더라나. 무덤 옆 잔디가 아늑하고 폭신해서, 거기서 자기로 했지.  
누워서 잠이 막 들려고 하는데, 멀리서 "어이, 김 생원." 하고 부르는 소리가 나지 뭐야, 한밤중에 산 속에서 뭐가 이러나 하고 놀라 일어났지. 일어나서 가만히 들어 보니까, 바로 제가 자던 무덤 속에서 " 왜 그러나?" 하고 대답하는 소리가 들리지 뭐야. 그러고 보니 밤중에 무덤속 귀신들이 주고 받는 소리야, 그게, 무섭기도 하지만 재미있기도 해서, 귀를 기울여 들어 봤지. "오늘 밤 재 너머 장지네 집에 제사가 든다네. 제사 음식 얻어먹으러 가세." 이건 저쪽 무덤 귀신 소리지.
"가고는 싶네마는 여기는 손님이 들어서 못 가겠네." 이건 이쪽 무덤 귀신 소리고.
" 손님하고 같이 가면 안 되나?" 저쪽 무덤에서 이러니까, " , 그럼 그렇게 할까나." 이쪽 무덤에서는 이러지.
그러더니 이쪽 무덤에서 흰 옷 입은 귀신이 스르르 나와. 나와서는 이 사람이 있는 곳으로 슬슬 다가오더니, 이 사람 머리에다 능텅 감투를 하나 덜렁 씌워 주고는 따라오라고 손짓을 해. 능텅감투를 쓰면 사람의 눈에는 안 보여, 그런 말이 있어.
저쪽 무덤에서도 귀신이 스르르 나오고, 또 그 뒤쪽 무덤에서도 귀신이 스르르 나오고, 이렇게 줄줄이 나와서 귀신들이 제사음식 얻어먹으러 간단 말이야. 이 사람이 귀신들을 따라갔지, 귀신들은 재를 훌훌 넘어서 마을로 내려가더니, 마을에서 제일 큰 기와집으로 썩 들어가. 들어가 보니 제관들이 방 안에 가득 모였는데, 아무도 저를 못 봐. 능텅감투를 써서 그렇지, 이 사람은 귀신들과 함께 제상 앞에 앉아서 제사 음식을 이것저것 집어먹었어, 그런데 귀신들이 먹는 음식은 하나도 줄어들지를 않는데 이 사람이 집어먹는 음식은 표가 나게 줄어들지 뭐야. 제상에 차려 놓은 음식이 쑥쑥 줄어드니까 제관들은 제사를 지내다 말고 무두 기절초풍을 하지. 그러나마나 이 사람은 제상에 놓인 음식을 실컷 집어먹었어.
그렇게 음식을 먹어며 놀다가, 닭이 '꼬끼요' 하고 우니까 귀신들이 그만 가자고 하면서 주섬주섬 일어나, 이 사람도 따라 일어섰지. 귀신들이 집을 나와 산으로 가니까 이 사람도 따라갔어.
그런데 귀신들을 따라 산으로 가면서 가만히 생각해보니 이제 곧 날도 샐 텐데 산으로 다시 들어갈 일이 없겠거든, 그래서 그냥 돌아서서 냅다 뛰었어, 귀신들이 뒤에서 능텅감투 내놓고 가라고 소리를 지르는 걸 못 들은 체하고 뛰었지, 모두 늙은 귀신이 돼 놔서 그런지 소리만 질렀지 따라오지는 못하더래, 이 사람은 능텅감투를 쓰고 집에 돌아왔어.
집에 돌아오니 식구들이 아무도 몰라, 능텅감투를 써서 안 보이니까 그렇지, 이 사람이 능텅감투를 벗으면, "에구머니, 당신 언제 왔어요?"
", 아버지 이제 오셨어요?" 하고 식구들이 인사를 하다가도 능텅감투를 쓰면, "아니, 이 양반이 금세 어디를 갔담."
", 아버지 어디 가셨지?"
하고 두리번거리기만 하지.
이 사람이 좋은 보물을 얻었다고 기뻐하면서, 그 날부터 어디든지 제사지내는 집만 찾아다녀, 능텅감투를 쓰고 제상 앞에 앉아서 음식을 집어 먹으면, 음식이 줄어드는 걸 보고 제관들은 놀라서 엎드려 벌벌 떨지, 그게 재미나기도 하고 제사 음식이 탐 나기도 해서, 날마다 제사 드는 집을 찾아 다니는 거야.
그러다가 하루는 이 사람이 낮에 능텅감투를 벗어 놓고 볼일을 보로 간 사이에 아내가 그걸 봤어. 아내가 보니까 다 해져서 너덜너덜한 감투 같은 것이 있거든, 뭐 이런 지저분한 것이 다 있나 하고서 능텅감투를 그만 불에 홀랑 태워 버렸어. 불에 태워 버렸으니 재만 남지. 이 사람이 저녁에 집에 돌아와 보니 능텅감투가 그 꼴이 돼 있거든, 그러면 그려러니 하고 제사 음식 훔쳐먹는 일을 그만두었으면 좀 좋아, 그런데 이 사람이 미련을 못 버리고 그놈의 능텅감투 태운 재를 온몸에 처발랐어, 옷을 홀랑 벗고 몸에다 능텅감투 태운 재를 샅샅이 바르고는, 그날 밤에 또 제사 음식 훔쳐먹으러 나섰단 말이야. 마침 그 날 이웃 마을에 소대상이 들어서제상을 푸짐하게 차려 놨는데, 거기에 썩 들어갔어, 능텅감투는 태워도 능텅감투인지, 이 사람이 알몸에 재를 바르고 들어섰는데도 아무도 몰라, 그래서 마음 놓고 제상에 놓인 음식을 집어먹었지.
한창 잡어먹다 보니 곤에 발라 놓은 재가 그만 벗겨졌어, 맨손으로 음식을 집어먹어니 재가 저절로 벗겨져 니갈 것 아니야? 그러니 다른 것은 안 뵈는데 손바닥만 하얗게 보인단 말이야, 제관들이 보니까, 하얀 손바닥이 제상 위에서 오르락 내리락 하며 음식을 집어 가거든.
" 이게 뭔데 남의 집 제사 음식을 훔쳐 가느냐?" 하면서 그 손을 낚아챘어, 그 바람에 팔뚝이 하얗게 드러나지, 제관들이 달려들어 붙잡고 재를 죄다 닦아 내니까 알몸뚱이 사내가 쑥 나타난다 말이야, 그러니 일 났지. 제사 음식 움쳐먹는 도둑놈이라고 실컷 얻어맞고, 온 동네 우세 다 하고 그랬다는 이야기야.
 
우리가 정말 알아야할 우리 옛 이야기 백가지 1, 서정오, 현암사, 페이지 15-18
 
위 내용을 보면 교훈이 타인의 눈이 안본다고 해서 나쁜짓을 하면 안된다는 교훈을 준다.
십목소시 [十目所視]대학(大學)의 성의장에 나오는 말이다.
증자왈(曾子曰;증자가 말씀하시길)
십목소시(十目所視;열 사람의 눈이 바라보며)
십수소지(十手所指;열 개의 손가락이 가리키니)
기엄호(其嚴乎;그 엄함이여.)
강희장은 사서백화에서 이 말을 이렇게 풀이한다. “십목(十目)은 열 사람의 눈이 아니라 열 방향으로부터의 모든 시선을 말한다. 사람이 무의식 중에 하는 행동은 주위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 그러나 마음에서 일어나는 파동은 천지신명과 도를 깨우친 사람에게 전달된다. 이것을 불교에서는 심통(心通)이라고 한다. 그러므로 홀로 있을 때의 생각도 다른 사람들에게 널리 알려지는 것이다. 이 진리를 깨달은 사람이라면 어찌 남이 안 본다고 나쁜 행동과 생각을 할 수 있겠는가?” (두산백과)
 
아무튼 사람은 타인의 시선에서 자유롭지 않다. 다른 사람이 보던 안보든 양심에 의해서 따라 해야 한다. 그런데 종아리나 허벅지의 피부가 터서 발생하는 튼살을 가진 사람도 타인 눈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위 능텅감투가 있으면 투명인간이 되니 튼살이 있어도 노출하고 다닐수 있어서 무척 편리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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