줄탁동기와 병아리 튼살과 흉터 치료
초등학교 1학년이 처음으로 시험을 보고 와서
엄마에게 시험지를 내밀었다.
문제) 다음 괄호 안에 들어갈 말을 쓰시오.
"알 - ( ) - 닭"
답은 ‘병아리’이다.
그러나 내 동생이 쓴 귀여운 답변은..... "알 - (이 깨면) - 닭"
벽암록에 나오는 화두인 줄탁동기[啐啄同機]는 이러한 깨우침과 관련된 공안이다. 알 속에서 자란 병아리는 부리로 껍질 안쪽을 쪼아 알을 깨고 세상으로 나오려고 하는데, '啐(맛볼 쵀; ⼝-총11획; cuì)줄'은 바로 병아리가 알껍질을 깨기 위하여 쪼는 것을 가리킨다. 어미닭은 품고 있는 알 속의 병아리가 부리로 쪼는 소리를 듣고 밖에서 알을 쪼아 새끼가 알을 깨는 행위를 도와주는데, '啄(쫄 탁; ⼝-총11획; zhuó)'은 어미닭이 알을 쪼는 것을 가리킨다.
여기서 알껍질을 쪼아 깨려는 병아리는 깨달음을 향하여 앞으로 나아가는 수행자요, 어미닭은 수행자에게 깨우침의 방법을 일러주는 스승이라고 할 수 있다. 그런데 병아리와 어미닭이 동시에 알을 쪼기는 하지만, 어미닭이 병아리를 세상 밖으로 나오게 하는 것은 아니다. 어미닭은 다만 알을 깨고 나오는 데 작은 도움만 줄 뿐, 결국 알을 깨고 나오는 것은 병아리 자신이다. 이는 스승은 깨우침의 계기만 제시할 뿐이고, 나머지는 제자가 스스로 노력하여 깨달음에 이르러야 함을 의미한다. 또 깨달음에도 때가 있어 깨달아야 할 때 깨닫지 못하면 헛일이라는 뜻도 담겨 있다. H.헤세의 《데미안》에 나오는 "병아리는 알을 깨고 나온다"는 말도 이와 같은 뜻이다. 줄탁지기· 줄탁동시라고도 하고, 줄탁으로 줄여 쓰기도 한다.
이와 마찬가지로 튼살 치료도 본인이 스스로 하는 것이다. 또한 필자는 알을 깨고 나오는 병아리를 도와주는 흉터침으로 치료를 할 뿐이다. 만약 알이 깨지는 것이 무서워서 밖으로 나오는 시도조차 하지 않는 사람은 치료를 하지 않는다. 예를 들어 통증등 부작용이 무서워서 시도도 안하면 좋아질 확률은 없고 그냥 알 속이 관이 되는 것이다. 우리는 새로운 것을 창조하려면 하나를 파괴하지 않으면 안된다. 피부도 이미지한의원의 특수침으로 자극을 주고 쪼아대야 바로 새롭게 태어나게 되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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