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5일 화요일

드라마 베이비시터 한비자 학택지사와 섬기는 주인이 되는 서번트 리더쉽

드라마 베이비시터 한비자 학택지사와 섬기는 주인이 되는 서번트 리더쉽


2016314일 밤 10) 첫 방송된 KBS 2TV 월화드라마 '베이비시터'에서는 유상원(김민준 분) 부친역의 이원종의 집에 놀러 가게 된다. 이원종이 붓글씨로 글을 쓰는데 장석류(신윤주 분)를 보고 말했다.“그렇게 거꾸로 보지 말고 가까이에서 와서 봐요. 요즘 젊은 친구들 한자를 아나?” 장석류가 대답했다.“한비자군요.”
이원종은 제법인데. 요즘 젊은 친구들 한자를 아나? 요즘 자기 이름도 한자로 못 쓰는 친구들 많은데.”
저도 동양고전을 조금 읽어 아는 정도입니다.”
읽을 줄을 아니 뜻도 알겠군.”
장석류가 대답했다. “涸澤之蛇학택지사. 물이 말라 없어진 연못의 뱀이란 뜻으로 내가 높아지려면 아래사람을 높여줘야 합니다.”
여간 내기가 아니구나.” 유상원이 자랑하듯 말했다. “제 대학교 후배입니다.”
상원 모친은 장석류에게 불어책을 가져와 읽게 했다. 모파상의 책으로, 신윤주가 읽은 부분은 식모 노릇을 하는 그애를 바라보기만 해도 서글픈 생각과 몽상이 떠올랐다는 문장으로 앞으로를 암시했다.
필자는 이 드라마가 불륜을 소재로한 비도덕적인 드라마인데 인문학적인 책이나 그림등 소재가 다양하게 인용되었다. 집에 정전이 되자 조여정은 신윤주의 플래쉬를 의존해 대화를 했다. 신윤주는 미술사 관련 책을 많이 읽었고, 조여정은 관련해 호기심을 드러냈다. 신윤주는 책을 가져와 그림 '암살'에 얽힌 이야기를 말해줬다. 이는 '이네스'와 페드로 왕자 간 얽힌 이야기로 포르투칼의 페드로와 이네스 이야기로, 불륜을 주제로 한다. 페드로 왕자가 콘스탄자 공주와 결혼하나, 공주의 시녀 이네스와 불륜하게 된다. 고전 홉스의 리바어이던도 읽는 장석류는 나이가 23세 밖에 안되는데 5개국어를 하고, 명문대 졸업생에다가 영문학에 유아교육학까지 복수전공하고, 또 재벌가 베이비시터한 경력까지 있으니 필자는 요즘 대학생의 취업9종세트가 생각났다. 그것은 취업을 위해서 쌓아야 하는 스펙 9가지를 말한다. 학벌, 학점, 토익, 어학연수, 자격증, 공모전 입상, 인턴 경력에 최근에는 사회봉사, 성형수술도 추가됐다.
그런데 다재다능한 장석류가 꿈꿀수 있는 것은 신데렐라처럼 유부남을 유혹해 결혼하는 비도덕이었으니 요즘 3포세대의 청년에게 오를수 없는 사다리이며 개천에서 용나길 꿈꾸는 것이다.
학택지사는 부하직원을 떠받드는 것이 결국 조직의 생존에 도움이 될 것이란 의미를 담고 있는 고사로 쓰인다.
한비자의 설림 상을 보면 다음과 같은 글이 있다.
鴟夷子皮事田成子
치이자피가 전성자를 섬겼다.
田成子去齊, 走而之燕, 鴟夷子皮負傳而從
전성자가 제나라를 떠나서 연나라로 도망가지 치이자피가 전적을 짊어지고 따랐다.
至望邑, 子皮曰: “子獨不聞涸澤之蛇乎?
멀리 읍이 보이니 치이자피가 말하길 당신은 마른 연못의 뱀을 듣지 못했습니까?”
澤涸, 蛇將徙有小蛇謂大蛇曰:
연못이 마르자 뱀이 장차 이사하려고 했습니다. 작은 뱀이 큰 뱀에게 말했습니다.”
子行而我隨之, 人以爲蛇之行者耳, 必有殺子者子不如相銜負我以行, 人必以我爲神君也
그대가 가면 내가 따르면 사람들은 뱀이 간다고만 할 뿐이니 반드시 그대를 죽일 것입니다. 그대가 서로 나를 물어 짊어지고 가면 사람들은 반드시 나를 신군으로 여길 것입니다.’
*神君:檀君, 공적이 큰 군주에 대한 존칭
乃相銜負以越公道而行
그래서 서로 물어 짊어지며 공도를 넘어서 갔습니다.”
人皆避之, : ‘神君也
사람들이 모두 뱀을 피하며 신군이라고 말했습니다.”
今子美而我惡
지금 그대는 아름답고 저는 추악합니다.”
以子爲我上客, 千乘之君也;
그대가 저를 상객으로 여기면 천승의 군주입니다.”
以子爲我使者, 萬乘之卿也子不如爲我舍人
그대가 나를 사신으로 여기면 만승의 경이 됩니다. 그대는 나를 위해 종으로 삼음만 못합니다.”
田成子因負傳而隨之
전성자가 전적을 짊어지고 따랐다.
至逆旅, 逆旅之君待之甚敬, 因獻酒肉
여관에 이르러 여관의 주인이 그들을 대우하길 매우 존경하며 술과 고기를 바쳤다.
위 내용을 보면 서번트 리더십이 생각나는데 servant leadership이란 부하에게 목표를 공유하고 부하들의 성장을 도모하면서. 리더와 부하간의 신뢰를 형성시켜 궁극적으로 조직성과를 달성하게 하는 리더십이다.
여기서 나오는 치이자는 춘추 시대 월()나라의 모신(謀臣) 범려(范蠡)의 별명이다. 범려가 일찍이 월왕(越王) 구천(句踐)을 섬기면서 뛰어난 책략으로 끝내 월나라의 숙적인 오()나라를 멸망시키고 나서는, 후일의 환난을 피하기 위해 월나라에 더 머무르지 않고 오호(五湖)에 일엽편주를 띄워 제()나라로 가서 치이자피(鴟夷子皮)로 성명을 바꾸어 행세하다가 여생을 마쳤던 데서 온 말이다. 치이는 곧 말가죽으로 만든 술부대인데, 범려가 치이자피로 성명을 바꾼 뜻은 곧 일찍이 오왕(吳王) 부차(夫差)가 자기 신하인 오자서(伍子胥)를 죽이고 치이에 담아 강에 던져 버린 일에 비유하여 자기 자신도 죄가 있음을 나타내기 위한 것이었다고 한다.
필자가 중국사에서 두번째로 좋아하는 범려(范蠡, ? ~ ?)는 중국 춘추전국시대 월의 정치가, 군인, 자는 少伯으로, 초 평왕 20년인 BC 517년 출생이다. 현 하남성 남양인 춘추전국시대 초 완지 출신으로, 초 초기 가장 유명한 정치가, 군사가, 경제학자였다. 월 왕 구천을 섬기고 구천을 춘추오패에 설 수 있게까지 기여한 공로가 가장 크다. 범려는 나중에 정계를 떠나 장사에 성공하여 막대하게 축재하였는데 늙어서 은퇴한 후 유유자적하였다. 사기(史記)화식열전에서 범려를 언급한다. 노자에 말한 공수신퇴功遂身退는 공로가 이루어지면 물러나는 것인데 취업도 안되며 공로 자체도 주어지지 않는 젊은이들이 안타깝기만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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