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3월 10일 목요일

김수영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와 작은 흉터치료

김수영의 시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와 작은 흉터치료



필자가 가장 좋아하는 현대시는 어느 날 고궁을 나오면서(1965114)김수영의 시이다.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
저 왕궁(王宮) 대신에 왕궁의 음탕 대신에
50원짜리 갈비가 기름덩어리만 나왔다고 분개하고
옹졸하게 분개하고 설렁탕집 돼지같은 주인한테 욕을 하고
옹졸하게 욕을 하고
한번 정정당당하게
붙잡혀간 소설가를 위해서
언론의 자유를 욕하고 월남 파병에 반대하는
자유를 이행하지 못하고
20원을 받으러 세 번씩 네 번씩
찾아오는 야경꾼들만 증오하고 있는가
옹졸한 나의 전통은 유구하고 이제 내 앞에 정서(情緖)
가로놓여 있다
이를테면 이런 일이 있다
부산에 포로수용소의 제14야전병원에 있을 때
정보원이 너스들과 스폰지를 만들고 거즈를
개키고 있는 나를 보고 포로경찰이 되지 않는다고
남자가 뭐 이런 일을 하고 있느냐고 놀린 일이 있었다
너스들 옆에서
지금도 내가 반항하고 있는 것은 이 스폰지 만들기와
거즈 접고 있는 일과 조금도 다름없다
개의 울음소리를 듣고 그 비명에 지고
머리에 피고 안 마른 애놈의 투정에 진다
떨어지는 은행나무잎도 내가 밟고 가는 가시밭
아무래도 나는 비켜서 있다
절정 위에는 서있지 않고
암만해도 조금쯤 옆으로 비켜서 있다
그리고 조금쯤 옆에 서있는 것이 조금쯤
비겁한 것이라고 알고 있다
그러니까 이렇게 옹졸하게 반항한다
이발쟁이에게
땅주인에게는 못하고 이발쟁이에게
구청직원들에게는 못하고 동회직원에게도 못하고
야경꾼에게 이십 원 때문에 십 원 때문에 일 원 때문에
우습지 않으나 일 원 때문에
모래야 나는 얼만큼 작으냐
바람아 먼지야 풀아 나는 얼마큼 작으냐
정말 얼마큼 작으냐...
 
필자는 왜 나는 조그마한 일에만 분개하는가가 이 시의 제목인줄 알았다. 이 글에서 찌질남의 독백이나 소시민[petit-bourgeois , 小市民 ]의 비애를 느낄수 있다. 이렇게 국가적 대의가 아닌 작은일에 분개하는 자신에 대해서 화를 내고 있는 시인의 솔직함에 감명을 받았다. 재봉틀이 망가져 우는 며느리를 보고 시아버지는 다음과 같이 말했다는 말이 있다. “경술국치때 나라가 망해도 울지 않던 네가 그깟 재봉틀이 망가졌다고 왜 우는가?”
그런데 생업이 걸린 소시민의 삶이란 그럴 수 밖에 없는 것이 인간의 생리이다. 필자도 한의원 흉터침 홍보를 위해서 이 시를 인용할수 밖에 없음을 실토한다.
이미지한의원에는 그까지것 작은 흉터때문에 방문하는 환자가 있다. 정말 모래만한 실타래 같은 작은 흉터에 지나지 않는데 그것을 왜 치료하는지 궁금한 경우도 실제 있다. 하지만 본인의 입장에서는 들보도다 더 큰 흉터인 것이다. 큰일이 아닌 작은 일에 분개할수 밖에 없는 사람을 이해한다면 이런 흉터치료에 대해서도 받아들일수 밖에 없다. 이미지한의원에서는 타인눈에 작아보이는 점뺀 흉터, 수두 흉터, 콧볼 축소술등 성형수술 흉터를 흉터침, , 한약 재생약침으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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