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7월 16일 금요일

부르즈 칼리파 신기루 바벨탑

최근 부르즈 칼리파 초고층 건물을 보고 동양의학자로써 생각






부르즈 칼리파(예전 버즈 두바이)를 보면 동양사상의 한 단면이 생각난다.



초고층 빌딩의 신축은 경기와의 상관성을 일컬어 ‘초고층의 저주(skyscraper curse)’로 부른다. 나는 마천루(摩天樓)란 말이 무슨 말인지 몰랐는데 한자를 해석해보니 하늘을 문지를 정도의 누각이라는 말이었다.



초고층 빌딩을 지으면 경제 위기가 오는 연관성을 처음 분석한 사람은 도이체방크의 애널리스트 앤드루 로런스다. 그가 1999년 창안한 ‘초고층 지수(skyscraper index)’는 경제 위기와 초고층 연관 관계를 밝혔다.



로런스에 따르면 초고층 빌딩은 거품기에 착공되고 경제 위기를 거치면서 완공된다. 1908년과 1909년 완공된 뉴욕 싱어와 뉴욕 메트로폴리탄생명 빌딩은 1907년 패닉과 함께 탄생했다. 엠파이어 스테이트 빌딩은 1929년 시작된 대공황이 한창 진행 중이던 1931년 문을 열었다. 쿠알라룸푸르 페트로나스타워 역시 우리나라가 IMF를 겪었던 98년 아시아 외환위기가 한창일 때 개장했다. 우리나라도 랜드마크를 위해서 송도의 타워나 제 2의 롯데월드, 서울 상암동에도 초고층 건물을 지으려고 하고 있다.



필자는 서울의 63빌딩을 보면 서울에 대한 환상 같은 것을 가졌다. 어렸을때는 색에 따라 다르게 보이고 거대한 높이에 대해서 경외심을 느꼈던 것 같다. 우리나라도 기술력만으로는 초고층 건물을 짓고 그로 인해서 다른 녹지공간도 많이 생기며 인구를 집중시키는 등의 캔틸런 효과(Cantillon Effects)를 따르면 좋은 점도 있다고는 생각한다.



하지만 굳이 성경의 바벨탑의 저주를 들지 않아도 초고층 건물이 꼭 필요한지는 의문이다.



바벨’이란 단어의 뜻은 두 민족이 다르게 쓰였는데 메소포타미아 아카디아 문명에선 ‘신의 문(gate of God)’을 의미하는 바빌리(babili)를 어원으로 하고 있지만 같은 단어가 유태인들의 언어인 히브리어에서는 ‘뒤죽박죽’,‘혼란’ 등 부정적인 의미를 담고 있다는 것이다. 유태인들은 발전된 메소포타미아 문명에 대한 질투를 느껴서 부정적으로 성경에 그려 넣었다는 내용도 있다.



음모론자들은 오벨리스크와 같은 높은 이집트의 건물이 남근석처럼 이교도 숭배와 상관이 있다고도 한다. 동양철학에서는 공수신퇴 즉 성공을 이루면 몸을 물러나야 한다는 주역의 음양에 대한 생각이 지배적이다. 춘추전국시대 월나라를 도와 오나라를 패배시킨 범려는 그의 왕이 목이 길고 까마귀 부리와 같은 관상이므로 같이 고생은 할 수 있으나 즐거움을 같이 누리지 못하겠다고 하여 벼슬길에서 물러났다. 그는 도주공이라고 불리며 수많은 재산을 불리어 사마천의 사기에도 등장하고 있다. 유비를 도운 한나라의 장량도 공을 세운 뒤에 물러나서 생명을 건졌으나 진정한 명철보신이라고 할 수 있다.



주역의 중천건괘에도 항룡유회란 말이 있다. 즉 최상의 단계를 넘어간 임금은 항진된 용으로 후회만 있다는 말이다. 예를 들어 대통령을 지나서 여러 가지 고생하는 우리나라의 전직 대통령의 말로를 생각하면 이해가 갈 것이다.



과연 초고속 빌딩을 세워서 욕망의 거품을 만들어 내는 행위는 인간의지의 승리일까? 신기루의 신은 큰조개를 뜻하는 신(蜃)은 사람의 눈을 미혹한다 하여 신기루(蜃氣樓mirage 루는 누각의 뜻)의 어원이 되었다. 옛날 사람들은 장자의 곤이란 물고기가 붕새가 되듯이 새가 바닷속에 들어가 조개로 변화한다는 말을 다 사실로 믿었다. 빛의 굴절에 불과한 신기루와 같은 거품이 아닐까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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