밑빠진 독에 물붓기와 흉터치료
영화 「구타유발자들」에서는 물리적인 폭력이 난무한다. 이유야 분명하지만 설명하라면 하기 힘든 이유들로 폭력이 가해지고, 그 수위가 점차 높아지다가 결국 폭력의 이유가 밝혀진다. 폭력을 유발하게 된
사연의 중심에는 깊은 증오가 자리 잡고 있다. 그리고 대개의 경우가 그렇듯, 또한 과거의 파시즘이나 매카시즘에서도 나타나듯, 까닭도 없이 그에 편승하는 무리들이 휘두르는 폭력이 더욱 무섭다.
다시 아르고스로 돌아가 첫날밤의 참혹한 비극이 어떤 결과를 낳았는지 살펴보자. 먼저 다나오스의 딸들이다. 이들은 죽은 뒤에 벌을 받았다. 그 벌은 밑 빠진 독을 물로 채우는 일이었다. 얼핏 보기에는 큰 벌이 아닌 것처럼 보이지만, 불가능하다는 것을 알면서 영원히 그 일을 반복해야 하는 정신적인 고통을 떠올려보면 시시포스와 더불어 그리스 신화에 나오는 최고의 벌이라고 할 수 있다.
그리고 후손에게 내려진 벌은 괴물의 출현이었다. 먼저 출현한 괴물은 듣기만 해도 끔찍한 메두사였다. 머리카락이 모두 뱀이고, 그 머리를 보는 순간 돌이 되고 마는 그리스 최고의 괴물이 바로 메두사이다. 물론 메두사에서도 괴물이 될 수밖에 없었던 사연이 있다. 그러나 큰 맥락에서 보면 메두사의 머리는 바로 첫날밤에 신방에서 잘린 49개의 머리가 지닌 비극과 참혹함을 상징한다. 49개의 머리가 하나로 모아져, 보기만 해도 너무 끔찍해서 차라리 돌이 되고 싶은 마음이 드는 증오와 분노의 상징이 된 것이다.
아프로디테 시네마천국에 가다, 이경덕 지음, 뿌리와 이파리 출판사
계모는 팥쥐를 데리고 원님 생일잔치에 참석하러 가는데 콩쥐도 잔치에 가고 싶어 했다. 그러자 팥쥐 엄마는 뒷산 밭을 다 갈고, 가마니에 든 벼를 다 찧고, 독에 물을 가득 채워 놓은 후에 오라고 했다. 원님잔치에 가고 싶은 팥쥐는 뒷산으로 밭을 갈러 갔다. 새엄마가 준 나무호미는 금방 부러졌으나 소가 나타나 밭을 대신 갈아 주었다. 벼를 찧으려 할 때에는 참새 떼가 나타나 대신 해 주었다. 독을 채우려고 물을 부었지만 소용이 없었다. 그 독은 밑이 빠져 있었던 것이다.“아씨, 제가 그 독 밑을 받힐 떼니 빨리 물을 부어 채우세요.”
두꺼비 한 마리가 나타나 자신의 등으로 밑 빠진 독을 막았다.
영화 달마야 놀자를 보면 노스님이 밑빠진 독에 물을 부으라고 하니 젊은 스님들은 빙그레 웃더니 한 스님이 독 안에 들어가서 합장 하고는 “안과 밖, 채움과 비움이 둘이 아니니 채운다고 채움이 아니요, 비운다고 비움이 아닙니다. 모두가 공(空)입니다”라고 하니 큰스님이 “그것은 답이 아니다”며 틀렸다고 했다.
조폭들은 밑 빠진 독을 어깨에 메고 어디론가 갔다. 큰스님이 가보니 아무리 채워도 흘러내릴 뿐 채워지지 않던 연못에 던져 깨진 독에 물이 가득 차 있었다.
일반적으로 열심히 노력해도 잘 안되는 속담을 밑빠진 독에 물붓기라고 한다. 흉터치료도 마찬가지이다. 일반적으로 겉의 피부인 표피는 0.1mm정도이고 그 안의 진피는 2~3mm정도이다. 그런데 진피에 파인 흉터가 발생하면 그 0.1mm정도를 올리는데 꽤 많은 시간과 노력이 필요된다. 그런데 낙수물이 단단한 돌을 뚫듯이 이미지한의원의 흉터침으로 흉터가 개선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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