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4년 10월 14일 화요일

공자의 재물에 대한 생각과 사람에게는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

공자의 재물에 대한 생각과 사람에게는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


월간 프라임 96페이지 www.prime.or.kr  http://bit.ly/1sJU51G 2014년 10월 기고글입니다
사람에게는 얼마만큼의 재물이 필요할까? 설문조사 결과를 보면 사람들은 안심하고 먹고살 만한' 부자의 기준으로 자산규모 30억 원을 잡고 있으며 점차 기준이 높아져 간다.
子曰“富貴如可求, 雖執鞭之士, 吾亦爲之.  如不可求, 從吾所好”.
자왈 부귀여가구 수집편지사 오역위지. 여불가구 오종소호.
논어에서 공자는 이렇게 말했다. “부귀라는 것이 만약 구해서 얻을 수 있다면, 비록 말채찍을 잡는 천한 일자리라도 나는 또한 할 것이다. 만일 그것을 찾아서 구할 수가 없다면 나는 내가 좋아하는 것을 좇아 행할 것이다.”
사실 고 3때 학과를 결정하고 직업을 선택하는데도 인기의 유행이나 직업의 돈을 많이 버는 여부보다 자신이 좋아하는 일을 집중하며 하다보면 성공하는 경우가 더 크다.
공자가 말하는 “死生有命  富貴在天 사생유명 부귀재천” 처럼 사람이 죽고 사는 것은  운명에 달려 있고, 부자가 되고 출세하여 귀하게 되는 것은 하늘에 달려 있다.
안중근 의사의 유묵(遺墨)으로도 남아있는 ‘일근천하무난사요 백인당중유태화(一勤天下無難事, 百忍堂中有泰和)’라는 말이 있다. 정몽구 현대자동차 회장은 박정희 대통령이 현대그룹 정주영 창업주에게 써준 휘호인 '일근천하무난사(一勤天下無難事:부지런하면 세상에 어려울 것이 없다)'란 말을 마음에 새기고 다닌다. 즉 부지런하면 재벌은 되지 않겠지만 작은 부자로 먹고 살정도로는 되지 않을까 싶다.
‘주급불계부周急不繼富’란 말이 논어論語 옹야편雍也篇에 있다. 주급周急은 긴급한 처지에 놓인 사람을 구제하는 것을 말하며 계부繼富는 부자에게 보태주는 걸 의미한다.  공자의 제자 公西赤(공서적)이 공자의 심부름으로 齊(제)나라로 가게 되었다. 이때 재정을 맡고 있던 冉子(염구)가 공자에게 청하길, 그의 어머니가 계시니 식량을 보내 주자고 했다. 그러자 공자는, “한 釜(부:6말 4되)만 주어라.” 하고 말했다. 염자는 그건 너무 적으니 더 주자고 했다. 그러자 공자는 또 “한 庾(유:16말)를 더 주어라.”고 말했다. 염자는 16 섬(斛: 곡)인 1秉(병)을 그의 집에 보내 주었다. 공자는 이렇게 염자를 꾸짖었다. “공서적이 제나라로 갈 때 살찐 말을 타고 가벼운 가죽옷을 입고 가지 않았더냐. 나는 들으니 ”군자는 급한 사람을 돕고, 부한 사람을 보태 주지 않는다‘주급불계부 ’고 했다.”
소설가 레프 톨스토이의 단편소설 중에 ‘사람에게는 땅이 얼마나 필요한가’라는 소설이 있다. 거기서 주인공 빠홈은 굉장한 욕심쟁이로 등장한다. 한 부자가 몹시도 땅을 갖고 싶어하는 빠홈을 보고 이렇게 말한다. “여기에 말뚝을 박아두겠다. 네가 만일, 내일 해 뜰 때에 이 지점을 떠나서 해 질 때까지 이곳에 돌아오면 네가 돌아온 땅을 모두 너에게 주겠다.”고 하니 빠홈은 신이 났다. 밤잠을 설치고 새벽 일찍이 일어나 말뚝 옆에 서 있다가 해가 뜨자마자 무섭게 달리기 시작한다.  평소에 갖고 싶었던 땅을 뛰기만 하면 다 내 것이 된다는 말에 빠홈은 열심히 뛰었다. 그런데 뛰면 뛸수록 빠홈의 마음 속엔 욕심이 더 생기게 되었다. 그래서 그는 점점 더 무리하게 땅 넓이를 점차 넓혀서 뛰기 시작한다. 그러다가 해 질 무렵이 거의 다 되어서야 ‘이젠 돌아가야 하겠다’고 생각하고 있는 힘을 다해서 뛰었다. 해가 지기 직전이 되어서야 겨우 출발 지점으로 돌아온 빠홈은 간신히 돌아오기는 하였지만 너무 지쳐 쓰러져 죽고 말았다. 그는 결국 지나친 욕심으로 인하여 자기가 누울 자리만 몇 평만 얻어 땅에 묻히고 말았다.

경주의 명문가인 최부잣집에는 가훈처럼 지켜온 6연(六然)과 6훈(六訓)이 있다. 자처초연(自處超然 스스로 초연하게 지낸다), 대인애연(對人靄然 남에게는 온화하게 대한다), 무사징연(無事澄然 일이 없을 때는 맑게 지낸다), 유사감연(有事敢然 유사시에는 용감하게 대처한다), 득의담연(得意淡然 뜻을 얻었을 때는 담담하게 행동한다), 실의태연(失意泰然 실의에 빠졌을 때는 태연하게 행동한다)이 육간대청연으로 수신(修身)의 철학이다.
6가지 교훈은 제가(齊家)의 철학으로 과거를 보되 진사 이상 벼슬을 하지 말라, 만석 이상의 재산은 사회에 환원하라, 흉년기에는 땅을 사지 말라, 과객을 후하게 대접하라, 주변 100리 안에 굶어죽는 사람이 없게 하라, 시집 온 며느리들은 3년간 무명옷을 입으라는 가르침이다. 최부잣집의 안채 앞 드넓은 공간에 위치한 목재 곳간은 정면 5칸 측면 2칸의 전통한옥으로 쌀 700∼800석을 보관할 수 있는 규모로 우리나라에서 가장 크다. 최부자는 흉년 때 이 곳간을 열어 쌀을 나눠줌으로써 사방 100리 안에 굶어 죽는 사람이 없도록 해 한국에서 노블리스 오블리쥬를 실천했다. 최준 선생은 일제강점기 때 백산상회를 설립해 독립운동 자금을 지원하고 임시정부 주석 김구에게 군자금을 보냈다. 최준 선생은 광복 후에는 인재양성을 위해 전 재산을 털어 대구대학(현 영남대학)과 계림학숙을 설립했다.
'예기주소(禮記注疏)' 대학(大學)편에는, 공직자의 축재(蓄財) 기준에 대한 사례가 실려 있다. 맹헌자(孟獻子)가 말하기를 "마승(馬乘=초시(初試)에 합격한 대부(大夫)가 타는 4필의 말이 끄는 수레)을 기르는 대부는 닭이나 돼지를 기르지 않고, 상제(喪祭)에 얼음을 쓰는 대부 (경대부(卿大夫) 이상)는 소나 양을 기르지 않으며, 백승의 가문〔百乘之家=전쟁 때 백승의 전차를 동원할 수 있는)은 취렴(聚斂: 백성들에게 부당한 세금을 걷는 것)하는 신하를 두지 않는다.
취렴하는 신하를 두느니 차라리 도둑질하는 신하를 두는 편이 낫다"라는 것이다. 국록(國祿)을 받는 벼슬아치로서 백성들의 생업을 빼앗아서는 안 되며, 부당한 세금을 거둬서도 안 된다는 뜻이다.
조선 영조 때 호조의 서리였던 중인 김수팽(金壽彭)이, 선혜청의 서리로 있는 아우의 집에 갔더니 제수(弟嫂)가 염색업을 하고 있었다. 김수팽은 동생을 매질하며, "우리 형제가 다 후한 녹을 받고 있는데, 이런 일을 한다면 저 빈자(貧者)들은 무엇을 먹고 살라는 말이냐?"면서 염색 항아리를 모두 엎어버렸다.
황희 정승이 , 미관말직에 있는 아들이 기와집을 짓고 있다는 소문을 접하고 아들부부를 불러 앉혀 꾸짖기를 “정승인 나의 녹봉으로도 엄두를 못내는데 , 어디서 훔친 돈으로 집을 짓느냐?”하니 며느리가 나서며, “아버님 사실은 제가 시집온 이후 여태까지 삯 바느질을 쉰적이 없나이다. 푼푼히 모은 돈으로 짓는 집이니 아범을 나무라지 말아주십시요.”한다
황정승이 격노하며 며느리를 꾸짖는다. “네가 이미 국록을 먹는자의 아내로서 삯바느질을 하였다함은 축재를 위한것이며, 이는 곧 끼니를 걱정하는 빈자의 일감을 도적질 한 것과 무엇이 다르다는 말이냐! 그 동안 모은 돈은 가난한 이웃에 돌려주고 집을 짓는 따위 의 사치를 원한다면 관직을 내 놓고 장사치가 되거라.”  하였다 한다
가장 유명한 거직발규 [ 去織拔葵 ] 란  베틀을 던지고 아욱을 뽑아 버림의 뜻으로 중국 고사에 공의자(公儀子)가 노(魯)나라의 정승이 되었는데, 아내가 베틀을 놓고 비단을 짜는 것을 보고 노하여, 베틀을 던지고 아내를 쫓아 보냈으며, 밥을 먹을 때에 아욱국을 보고 크게 성을 내어 마당에 심은 아욱을 뽑아 버리고 말하기를, “내가 국록(國祿)을 먹는데 어째서 집에서 비단을 짜고 아욱을 심어 여공(女工)과 밭가는 부(田夫)의 이익까지 빼앗느냐?” 하였다.
최근에 대기업이 시장등 골목상권을 위협하며 싹쓸이를 하고 있는데 물론 시장경제에서 말도 안되는 강제적인 대형마트 주말규제는 풀어야겠지만 한번 반성해봐야 할 내용이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