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8일 화요일

베체트병

희귀, 난치성질환



연세의대 교수 방 동 식



1. 베체트 병



베체트병은 1937년 터어키의 피부과 의사 Hulusi Behcet에 의해 처음 정의된 질환으로서 유럽, 미국등에서는 드물게 발생하며 주로 일본, 한국, 중국, 중동지역 및 터어키, 그리스, 이탈리아, 레바논 등 지중해 연안 국가들에서 호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우리나라와 인접한 일본의 경우 1970년대에 가장 높은 발생빈도를 보여 1972년의 1년간 조사한 자료에 따르면 전국적으로 베체트 병 환자가 약 8,000명에 이르고 있으며, 베체트 병이 실명의 가장 흔한 원인 질환으로 알려졌습니다.
우리나라에서는 1961년 본 질환의 발생이 첫 문헌에 보고된 이후 매우 드물게 보고되어 왔으나 1980년대 이후 현재까지 환자수가 매년 증가하고 있습니다.








2. 베체트 병의 원인



아직까지 본 질환의 원인은 밝혀지지 않고 있습니다.



환경오염 및 중금속 중독설, 바이러스 감염설, 박테리아 감염설, 음식, 기후, 인종, 지역적 특성 등이 가능한 원인들로 제시되어 왔으며, 최근에는 Heat Shock Protein, 자가면역 기전, 면역학적 이상 및 유전적 측면 등이 주된 병인으로 생각되어 지고 있습니다.








3. 베체트 병의 증상



임상증상은 크게 4가지 주증상과 부증상들로 나누어 집니다.
주증상 4가지는 반복되는 구강궤양, 외음부 궤양, 피부병변 및 눈의 증상으로 이들 중 가장 흔히 관찰되며, 가장 흔히 초기에 나타나는 증상은 반복되는 구강궤양입니다.
외음부 궤양은 남자의 경우 음낭과 성기 부위에 여자의 경우에는 외음부 및 질 내에 구강궤양과 유사한 궤양이 발생합니다.
피부증상은 피부가 잘 곪기며, 상처가 잘 아물지 않는 경향이 있습니다.
가장 흔한 증상은 하지에 나타나는 결절홍반양 병변으로 손으로 누를 경우 심한 통증을 느끼며 붉은색 혹은 멍이 든듯한 결절들이 다발성으로 나타남이 특징입니다.
눈의 증상은 반복되는 염증의 형태로 포도막염, 홍채염 및 망막혈관 침범들의 증상이 나타나며 반복 발생되면서 실명을 초래합니다.








* 입 → 성기 → 피부 → 관절 →눈 *




이상의 증상은 10년사이에 단계적으로 나타나기도 하며, 동시에 모든 증상이 나타나기도 합니다. 부증상들로는 관절 증상, 부고환염, 위장관 침범 증상, 심맥관계 침범 증상, 정신신경계 침범 증상, 신장, 간, 호흡기계 침범 증상이 있습니다.








4. 베체트 병의 발생 빈도



베체트병은 주로 20-30대에 발생하지만 소아 혹은 40-50대 이후에서도 발생 가능합니다. 성별로 볼 때 남녀 모두에 나타나지만 중동지역은 남자에서, 우리나라는 여자에서 발생빈도가 높은 경향이 있습니다.




5. 베체트 병의 진단



베체트 병을 확진할 수 있는 검사법이 없어 확진은 국제적으로 인정된 진단기준에 따라 임상증상에 의해서만 결정됩니다.
피부과, 안과, 이비인후과, 류마티스 내과, 구강내과 및 관련 과들의 종합적인 진료와 함께 환자 개개인에 있어서의 유발인자 및 면역학적 상태를 파악하기 위한 각종 검사가 필요합니다. 1990년 국제 베체트 병의 국제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 재발성 구강궤양에 다음의 증상중 2가지가 있으면 베체트 병



·외음부 궤양
·눈의 증상
·피부 증상
·이상과민 반응 검사 양성




1987년 일본의 베체트 병 연구위원회가 제시한 베체트 병의 진단기준도 임상적 측면에서 적용이 용이하며 국제 베체트 병 연구위원회가 제시한 진단기준과 병용함이 도움이 됩니다. 주증상 4가지 중 3가지 이상이 있으면 베체트 병을 진단함에 어려움이 없습니다. 이상과민반응 검사는 다른 말로 피부의 자극성 항진 검사라고도 하며 환자의 팔 내측에 생리식염수를 피내 주입하고 48시간 후에 주사부위에 농포형성을 관찰하는 방법으로 일단 나타나면 진단에 큰 도움이 되나 안 나타났다하여 본 질환이 아니라고는 할 수 없습니다. 가시에 찔린 부위, 침 맞은 부위, 주사 맞거나 채혈한 부위등이 바로 아물지 않고 곪기는 현상을 보이는 사람은 일단 베체트 병의 가능성 여부를 확인하여 봄이 필요합니다.








6. 베체트 병의 예후



베체트 병의 경과는 호전과 악화를 반복하며 만성적이고, 환자에 따라 그 경과가 매우 다양합니다. 본 질환이 계속 진행되면 관절통, 근육통의 증상이 심해지기도 하고, 위장관을 침범할 경우는 오심, 구토, 복통 및 복부팽만등이 나타나며, 중추신경계 침범시 심한 두통이 지속되기도 합니다. 중추신경계나 심혈관계 침범시 치명적일 수 있어 주의를 요합니다.




7. 베체트 병의 예방



베체트 병의 악화요인 중 긴장과 과로가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피곤만 하면 입이 자주 허는 사람들은 충분한 수면을 취하고 긴장을 줄이며 규칙적인 생활을 유지함이 필요합니다.
본 질환의 경우 조기진단 및 치료가 실명과 전신장기 침범이라는 심각한 후유증 발생을 예방할 수 있는 최선의 방법이라 생각할 때 단순히 구강궤양만 반복하는 경우라도 베체트 병의 다른 증상이 있는지 여부를 확인하여 보는 것이 필요하다고 생각됩니다.




8. 베체트 병의 치료



환자의 증상, 유발요인, 면역 상태에 따라 치료법이 차이가 있을 수 있으며, 실명 혹은 전신장기 침범의 증상이 있는 경우는 약물 부작용의 발생빈도가 높은 강력한 면역 억제제를 사용하게 됩니다.
병의 진행상태, 치료반응 및 약에 대한 부작용 유무 등을 확인하기 위해 최소한 3-4개월 간격으로 정기적인 혈액검사와 소변 검사 등이 필요합니다. 일시적인 치료보다는 장기적인 치료가 필요하며, 치료과정을 통하여 증상이 더 이상 나타나지 않을 정도로 크게 호전될 경우는 환자의 상태에 따라 치료없이 정기적인 경과 관찰만을 하기도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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