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상에서는 침을 맞은 후 출혈이 보이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럴 때 환자나 보호자들은 침을 맞고 피가 나와야 효과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얘기를 하곤한다. 이 말의 옳고 그름을 떠나서 출혈이 수반되면 침치료를 통해 몸 속에 있던 나쁜피가 빠진다는 생각에서 환자들은 일시적으로 시원한 느낌을 받는다. 흔히 '나쁜피'란 정상적인 혈관을 벗어나 있는 혈액, 특 어혈을 말하는데 조직속으로 흡수되지 않았을 때 정체되어 통증을 유발하기도 한다. 그러면 어혈을 제거해 주어야 하는데, 자침을 통해서 직접 제거하기는 어렵고, 타박상 등으로 어혈이 있는 경우에는 부항요법을 써서 제거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어혈을 제거할 목적으로 부항요법을 쓰기도 하지만 침으로 출혈을 일으키는 사혈요법도 있다. 사혈요법이란 일부러 출혈을 일으키는 치료법으로 급.만성편도선염, 신경성과민성 피부염, 급성염좌, 일부의 두통, 비염, 급성결막염, 손가락 저림, 습진등의 피로에 쓰인다. 다만 허약체질, 빈혈, 저혈압, 임신중 및 산후 등의 경우에는 신중하게 적용하고 출혈 경향 및 동맥류, 정맥류가 있는 환자에게는 사용하지 못한다.
혈관과 신경이 집중되어 분포된 곳에 침치료점인 경혈이 위치한 경우가 대부분이기 때문에 경혈에 침을 놓을 떄 출혈이 수반되는 경우가 흔히 있지만 이때 사혈 요법을 쓰지 않았다면 침을 놓은 자리에서 출혈은 일어나지 않아야 한다.
그러나 자침 후 출혈이 수반된다고 하더라도 서로간의 탄력성이 뛰어나기 때문에 잠시 동안의 압박으로도 곧 지혈된다. 또 피하에 멍든 것처럼 고여 있는 혈액은 3-5일내에 자연적으로 흡수된다. 따라서 사혈 요법을 통해서가 아니라 우발적으로 출혈이 일어나도 큰 문제는 없다.
따라서 침을 맞고 피가 나와야 효과가 좋다는 말은 속설에 불과하며, 설령 출혈이 수반되어도 해가 되지는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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