결론부터 말하면 통증이 있을 경우 침을 자침할 때의 진통 효과는 통증이 발생하는 근육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경혈들의 자극에서도 기대할 수 있다.
인체에서 경락은 양쪽에 대칭적으로 분포하고, 사지 말단이나 머리, 몸통 부분에서 서로 연계를 맺고 있기 때문에 한쪽에 시행한 침 치료는 반대편의 경혈에도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예를 들어 손목을 삐었을 때 다친 쪽에는 침을 놓지 않고 반대편에만 침을 놓아서 치료를 하는 경우가 있다. 다친 쪽에 직접 침을 꽂아도 좋은 치료 효과를 낼 수 있지만 염증이 진행되고 있는 상황이라 부종이나 통증이 심하여 다친 쪽에 직접 놓기 어려울 때는 반대편에 침을 놓아 치료하기도 한다. 현재 환자가 나타내고 있는 증상과는 거리가 멀어 보이는 부위에 침을 놓았는데 증상의 개선이 나타나는 것도 이러한 이치 때문이다. 또 어떤 경혈은 특정한 증상에 특효가 있어 증상이 나타나는 부위와 멀리 떨어진 부위라 하더라도 침을 놓아서 효과가 나타나는 경우가 흔히 있다. 즉 경락의 흐름과 질병의 연관 관계를 고려하여 취혈을 하게 되므로 아픈 곳과 멀리 떨어진 곳에 위치한 경혈이라도 치료 효과는 동일하게 나타난다.
서양의학으로 설명하자면 이 경우 침의 효과는 시상하부 전부를 반사의 중추로 하는 체성-자율반사에 의해서 출현하게 된다고 볼 수 있다. 따라서 한의사가 아픈 곳뿐만 아니라 아픈 곳으로부터 멀리 떨어진 부위에 침을 놓을때의 과학적인 이치가 여기에 있다.
인체는 한 군데가 아프다고 해서 그 질병을 치료할 수 있는 치료점도 한 군데만 있는 것이 아니다. 때에 따라 환측과 같은 쪽에서 치료하기도 하고 건측과 같은 쪽에서 치료하기도 한다. 요컨대 한의사가 어느 부위에 침을 놓든지 안심하고 믿고 치료받는다면 좋은 결과를 얻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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