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4일 월요일

한약 먹는 방법 기옹은 이렇게 말했다 중

보통 한의사들이 환자들에게 약을 지어주면서 하루 세첩을 꼭 다려먹으라하고, 환자들은 또 하루 세첩을 다 안먹으면 큰일나는 줄로 생각하는데 이것 또한 약에 대한 상식이 크게 잘못된 것이다.
약은 복용방법에도 그 획일적 기준이 적용되어서는 안된다. 약을 먹어 내 몸에 부담이 가거나 좋지않다고 생각될 때는 그 약이 제아무리 좋은 것이라해도 계속 복용하는 것을 심각히 재고하지 않으면 안된다.
예로부터 瞑眩(명현)이라는 것이 있어 良藥을 복용하면 그 직후에 몸에 이상한 조짐이 나타나는 것이 있으나 이 명현이란 좋은 효과를 위한 몸의 적응기전을 말하는 것으로 해로운 부작용과는 구분되는 것이다.
명백한 부작용이 지속될 때는 복용을 당연히 포기해야 한다.

그리고 보약같은 것은 대개 장기적으로 지속적으로 먹는 것인데 그것이 아무리 좋다 할지라도 몸에 무리가 가기 시작하여 그것이 누적되면 나쁜 효과가 나타난다.
보약에는 當歸와 같이 점성(粘性)이 강한 약들이 많이 들어 있는데 이것은 대개 위장에 부담을 준다.
이런 약을 하루에 세첩씩 들이킨다는 것은 실로 우매한 짓이다. 더구나 요즈음 같이 모든 음식이 비후(肥厚)한 것일 때에.
나는 한약을 평상적으로 하루에 한첩을 기준으로 하여 느낌에 따라 자율적으로 가감한다.
하루 세첩의 원칙은 우매한 것이다. 그리고 나는 재탕도 해먹지 않는다.
요새같이 약이 흔한 세상엔 유감없이 버리는 것이 좋다.

Ⅴ...
약이란 한마디로 인간의 정성이다. 요즈음 한의원에서 약을 비닐팩에 포장하여 주는데 이것은 한약의 보편화에 크게 기여했을 뿐아니라 그 편리함 때문에 때로 우리가 불가피하게 이용치 않을 수 없는 방법이지만, 약은 반드시 첩약으로 지어와서 집에서 대려먹는 것이 좋다.
시간제 타이머가 붙은 전기약탕관도 그리 나쁠 것은 없으나 재래식 도기탕관에 가스불로 대려먹는 것만 하지는 못하다.
허나 도기탕관이 요즈음은 악독한 유약을 바른 것이 많다하고 또 현대생활에 여간 정성을 드리지 않으면 가스불로는 약을 태워먹기 십상이므로 그런 경우는 오히려 전기탕관도 부방할 것이다.
허나 전기탕관의 경우는 탕관이 테프론코팅을 한 것은 독이 됨으로 절대 써서는 안된다.
순수 파이렉스 유리그릇만을 사용할 것이다. 제일 좋기는 역시 무해한 전통도기탕관에 가스불로 대려먹는 것이다.
전남 증광같은데서 만드는 도기면 문제가 없을 것이다.

그리고 약을 대릴 때 뚜껑을 밀폐하여 압축솥으로 대리는 방법은 약물이다.
그것은 약성을 파괴시키는 우매한 짓이다. 많은 한의원에서 시간단축을 위해 압축솥을 쓰는데 그것은 좋지 않다.
끓이는 과정이 반드시 정상기압에서 氣가 순환하는 과정이 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래서 옛 사람들은 뚜껑이 없이 창오지로만 막았던 것이다. 창호지는 우수한 기의 필터였던 것이다.

Ⅵ...
약을 다리는 원칙은 中庸이다. 약재에 따라, 그 최종산물의 중용상태를 점검할 능력이 있어야 한다.
같은 약이라도 다리는 방법에 따라 그 약효가 천차만별임을 깨달아야 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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