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년 6월 10일 목요일

당뇨병 한방의 몸, 양방의 육체 : 노영범 저, 도서출판 전통과 현대

인슐린의 부족으로 혈당농도가 높아져 발생하는 질환

전체 인구의 약 2%가 발병하며, 성인의 주요한 사망 원인의 하나인 당뇨병은 오줌(요) 속에 당(포도당)이 나온다는 데서 그 이름를 얻었다. 몸 안의 혈당을 조절하는 기관인 췌장에서 분비되는 인슐린 호르몬이 부족하거나 혹은 제기능을 발휘하지 못할 때, 혈당의 농도가 높아져 소변으로 배출되는 것, 바로 그것이 당뇨병이다.

정상인은 공복일 때 혹은 식사후 섭취한 음식물에 의해 혈당치가 올라가면, 그 정도에 따라 췌장에서 인슐린이 분비된다. 그리고 혈액 내의 당분을 세포 속으로 운반해 준다. 그래서 에너지로 이용될 수 있도록 하고, 혈액 내의 혈당치를 정상으로 유지시켜 준다.

이에 반해, 당뇨병 환자는 소변으로 많은 당이 유출되면서 수분을 끌고 나오기 때문에 자연히 소변량이 많아진다. 그리고 갈증을 느끼게 된다. 그래서 물을 많이 섭취하게 되고, 중요한 에너지원은 소변으로 나가기 때문에, 기운이 없고 쉽게 피곤해진다. 그리고 많이 먹는데도 불구하고 체중은 감소하는 현상이 나타나게 된다. 다음(多飮), 다뇨(多尿), 다식(多食)의 3대 증상을 가리켜 당뇨병의 대표적인 증상이라 한다. 그 밖에도 성욕이 저하되며, 발기부전이 나타나고, 몸이 가렵고 종기가 생기면 잘 낫지 않고 곪게 된다. 그리고 손끝이나 종아리 등에 쥐가 자주 나며, 시야가 뿌옇게 흐리게 된다. 시력이 급격하게 떨어질 때는 일단 한번 당뇨병이 아닌가 의심해 볼 필요가 있다.

혈당검사를 통해 당뇨병은 진단할 수 있다. 하지만 소변에서 당이 나온다고 해서 반드시 당뇨병이라 할 수는 없다. 혈당치가 160-180mg% 이상으로 높아져야, 신장에서 포도당이 넘치게 되어 요당이 나타나게 된다. 신장에 병이 있거나 임신 중인 경우에는 160-180mg% 이하임에도 불구하고, 요당이 양성으로 나오는 경우도 있다. 반대로 당뇨병 환자가 많은 양의 비타민 C를 복용하거나 신장합병증이 있는 경우에는 혈당치가 160-180mg% 이상으로 훨신 높더라도, 검사에서 음성 반응을 보일 수도 있다.

당뇨병 진단은 검사 전날의 저녁식사는 보통대로 하고 다음날 아침까지 굶은 후에 하는 것이 보통이다. 채혈해서 공복시의 혈당치가 140mg% 이상이거나 식후 2시간 혈당치가 200mg% 이상인 경우 당뇨병이라는 진단을 내리게 된다.

당뇨병에는 유전적인 요인이 크게 작용한다. 당뇨병에 걸리기 쉬운 체질을 가진 사람들에게서 많이 발생하기 때문에, 가족 중에 그 병을 앓은 사람이 있을 경우, 자신도 언젠가는 발생할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염두에 두어야 한다. 그래서 평소에 섭생이나 건강관리에 신경을 써야 한다. 뚱뚱해지면 인슐린이 조직에서 그 기능을 발휘하기 어려우므로 항상 체중관리에도 주의해야 한다. 바이러스 감염이나 갑상선 호르몬, 성장 호르몬, 카테콜아민 같은 호르몬의 이상 그리고 이뇨제나 경구 피임액 등에 의해서도 당뇨병이 발생될 수 있다.

당뇨병은 인슐린 의존형(연소형)[1형]과 인슐린 비의존형(성인형)[2형] 두 가지로 구분할 수 있다. 1형은 증상이 아주 빠른 속도로 심하게 나타나는 것이 특징이다. 인슐린 분비가 거의 되지 않는 수가 많으므로, 인슐린 주사로 보충해주어야 한다. 2형은 혈당치는 높게 나타나더라도 증상은 그리 심하지 않다. 그 경우 50%는 비만증도 함께 지니고 있는데, 인슐린이 부족하기는 하지만 췌장의 분비 기능이 상대적으로 남아 있어 식사나 운동요법으로 혈당이 조절되기도 한다. 이런 방법으로도 혈당 조절이 안되면 경구 혈당강하제를 복용하여 인슐린 분비를 증가시키거나 인슐린 주사로 혈당을 조절하게 된다.

실제로 당뇨병에 있어서는 합병증이 무섭다. 혈당치가 짧은 시간에 급격하게 상승하여 당뇨병성 혼수가 오면 정신을 잃게 되고 심지어 생명마저 위험하게 된다. 또 혈당치가 만성적으로 계속 상승해 있다면, 수도 파이프에 나쁜 물이 흘러들어가 녹스는 것과도 같은 현상이 일어나, 혈관이 망가지면서 만성 합병증이 발생하게 된다. 단기간에 걸친 어지러움증과 일시적인 언어부전 혹은 편측 부전마비 증상을 비롯해 혼수, 전신마비 등으로 일생을 그 후유증에 시달릴 수도 있다. 관상 동맥 부전증은 심근경색으로 치명적인 부정맥이나 심장마비를 야기시킬 수 있다. 소혈관성 합병증으로는 망막경색, 망막출혈, 망막발리 같은 증상을 불러서, 시력장애 심한 경우에는 완전한 실명(失明)으로까지 이어질 수도 있다. 또한 만성 신부전증으로 이어지면 인공신장기의 사용이나 복막투석, 신장이식이 불가피해지기도 한다.

약을 먹거나 수술을 해서 당뇨병을 완치시킬 수는 없다. 당뇨병은 그야말로 일생동안 섬세한 관리가 필요한 병이다. 한방에서는 당뇨병을 소갈증이라 부른다. 위장, 대장, 췌장 등 내장기의 열이 발생하여 진액부족의 증상을 만들고, 그로 인해 전신 기능에 장애가 발생하는 복합성 소모성 질환으로 분류하기 때문이다.

당뇨병 환자들은 인슐린 주사로 인한 저혈당을 방지하기 위해, 사탕이나 초코렛 같은 당질 식품을 항상 휴대하는 것이 좋다. 그리고 스트레스, 과로, 과음, 과식은 절대로 삼가야 한다. 무엇보다 발병 원인이 되는 비만, 운동부족 및 스트레스를 제거해야 하기 때문이다. 운동요법은 당뇨병 예방에 더할 나위없이 중요하다. 운동을 꾸준하게 하게 되면 비만과 스트레스가 해결됨은 물론이고 나아가 건강증진 및 체력 향상에도 도움이 된다.

운동의 기본원칙은 조금 힘들다 싶을 정도의 강도로 하루에 30-60분씩, 1주일에 5일정도 꾸준히 하는 것이다. 다만 운동을 시작하기 전에는 반드시 당뇨병으로 인한 합병증, 특히 동맥경화, 심장병, 고혈압 등의 진행 정도를 검진받은 후에 운동을 시작해야 한다. 그래야 불의의 사고를 방지할 수 있다.

한약요법으로는 다량으로 소모된 체액을 보충시켜주는 지모, 천화분, 맥문동, 인삼, 숙지황, 생지황 등, 정상적인 기능이 파괴된 내분비계를 조절해주는 연자육, 황련, 시호 등, 체내의 열로 흉강내의 번열감이 극심할 경우에 체온을 조절하는 석고, 죽여 등, 신체내의 진액과 영양물의 부족으로 피부가 가렵고, 손발톱이 건조해지고, 모발이 많이 빠질 경우에 신체기능을 강화시키는 황기, 승마, 오미자 등, 소변을 통해서 당의 배설이 심할 경우에 수렴 작용을 하는 오미자, 산수유, 모려 등을 배합해서 치료한다.

댓글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