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5월 26일 월요일

신촌 이미지 한의원 02-336-7100 추천책 나만의 길을 가라

오래된 낙엽 밑에서 앞서간 이들의 발자국을 발견하라
32도나 되는 8월 기온은 불타는 듯했고 다음날은 37도를 넘어설 거라는 예보가 있었다. 너무나 후텁지근해서 자는 동안에도 땀이 줄줄 흘렀고 몸을 식히기 위해 한밤중에 머리에 찬물을 끼얹어야 했다. 우리는 맨해튼의 그랜드 센트럴 역으로 가는 메트로 노스 기차의 할렘 라인을 타고 행복하게 불지옥을 벗어났다. 상쾌한 기차 여행은 숲에서부터 문명의 한복판으로 우리를 데려다놓았다.
나는 완전히 압도당했다. 6주간의 하이킹을 통해 최대로 각성돼 있는 내 감각에 과부하가 걸렸다. 지난 몇 주 동안 나뭇가지의 작은 소리, 새의 부드러운 노래, 비의 상쾌한 냄새 그리고 일출의 부드러운 색깔 등을 느낄 만큼 감각이 민감해진 상태인데 사이렌 소리, 지하철이 끽끽대는 소리, 번쩍거리는 타임 스퀘어의 불빛 그리고 수백만 명이 내는 시끄러운 소리의 공격을 받은 것이다.
그러나 스릴도 있었다. 이것이야말로 일회용 업그레이드였다. 우리는 황제처럼 먹었다. 미술관을 두 군데 갔고, 브로드웨이 쇼를 봤고, 유명한 곳들을 구경했다. 맨해튼에 머물면서 활력을 되찾은 덕에 금세 트레일을 다시 즐길 수 있었다. 우리는 뉴저지 주 115킬로미터를 걸었고, 펜실베이니아, 내가 부르는 이름으로는 바위베니아 주의 370킬로미터 바윗길을 정복하겠다는 열망에 들떠 있었다. 발 디딜 곳을 신경 써야 할 때가 아니면 황야의 경치를 감상했다. 그러나 동물을 보고 싶다면 하이킹은 그리 좋은 방법이 아니다. 미처 보기도 전에 동물들이 도망가 버리기 때문이다. 황야에 대한 생각과 뉴욕에 대한 생각이 내 마음속에 나란히 자리 잡으며 의아해졌다. “무엇이 인간을 그렇게 특별하게 만드는가. 왜 우리는 그렇게 거대한 대도시를 건설할 수 있는가. 왜 푸른 어치새는 고층 건물이나 지하철 그리고 공중 폭격 미사일을 건설하지 않는가.”
정교한 개념에 대해 소통하고 무언가를 배울 수 있다는 엄청난 능력으로 인해 인간이 다른 동물을 능가한다는 것은 분명하다. 우리가 썩 잘해온 이유는 방대한 지식을 후손에게 빨리 넘겨줄 수 있었다는 것이다. 물론 다른 동물들도 배울 줄 안다. 많은 동물들이 자손들에게 나는 방법, 집 짓는 방법, 멍청한 인간들에게 음식을 얻기 위해 귀엽게 굴면서 구걸하는 방법 등을 가르쳐줄 수 있다.
그러나 동물은 인간만큼 방대한 정보를 기억하고 후세에 전하지 못한다. 의사소통을 하고 페타바이트 용량의 정보를 흡수할 수 있는 뇌의 능력 때문에 인간이 그렇게 특별한 것이다. 그러한 장점을 활용하지 않는다면 부끄러운 일이다. 그렇게 해야 인생을 최대한 누릴 수 있는 것이다.
독일의 철학자 임마누엘 칸트는 우리의 모든 지식이 반드시 개인의 경험을 통해서만 나오는 것은 아니라고 말했다. 다른 사람의 경험을 지렛대로 삼을수록 잘살아갈 것이다. 이것이 트레일에서 전해 내려오는 지혜의 핵심이다.
인생을 최대한 누리지 못하는 사람들을 보면 자신의 경험을 통해서만 배우려 하고 다른 사람의 경험은 무시하는 경향이 있다. 모두가 이렇게 한다면 어떤 일이 벌어질까? 우리는 아직도 동굴에서 약탈자들을 피해 살면서 세상을 어떻게 접수할지 궁리하고 있을 것이다.
핵심은 인류로서나 개인으로서 빠른 진보는 다른 사람에게 얼마나 많이 배울 수 있는지와 밀접하게 관련됐다는 것이다. 아무거나 당신이 잘하는 일을 떠올려보라. 다른 사람들이 쌓아온 경험과 지식을 통해 배우지 않았더라면 그렇게 잘할 수 있을까? 유명 프로팀 벤치에 앉아 있는 후보 선수도 50년 전이었다면 스타플레이어가 되었을 것이다. 과거에 활동한 선수들의 동작, 훈련 방식, 기술 등을 모두 배웠기 때문이다.
그러므로 인생을 풍요롭게 살려면 지하실에서 시작하지 말아야 한다. 가능한 한 높은 층에서 시작해야 한다. 자신이 따르고 싶은 사람들에 대해 열심히 공부하면서 그들이 그 자리까지 가기 위해 무엇을 했는지 보는 것이다. 과거의 경험과 지식을 통해 배우는 능력은 인류가 가진 경쟁력이다. 그것을 활용하자.
당신이 추구하는 열정이 무엇이건 간에 거기에 축적되어 있는 지식을 통해 배워라. 세상에서 가장 좋은 엄마가 되고 싶다면 육아 서적을 모두 읽어라. 어느 하나만 믿지 말고 여러 가지 견해를 읽어서 다양한 관점과 경험을 갖도록 노력하라. 그러면 당신의 정신은 이 지식들을 흡수해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견고한 계획을 세울 것이다. 더불어 부주의로 인한 실수와 비생산적인 행동을 줄일 수 있을 것이다. 결론적으로 실수에는 틀림없이 대가가 따른다. 그것은 당신의 인생을 뒤엎어버리는 변곡점이 될 수도 있다. 해결책은 막대한 대가를 치르지 않도록 막는 방법을 배우는 것이다.
숲에서 만난 낯선 여행자에게 배려라는 마법을 행하라
‘갠더(Gander)'라는 하이커에게 내가 종주하는 동안 들은 이야기 가운데 가장 놀라운 이야기를 들었다. 트레일에서 벌어지는 친절에 대한 이야기였다. 갠더는 여행의 끝을 160킬로미터쯤 남겨둔 그레이트 스모키 산 국립공원에서 만났다. 우리는 모닥불 주위에 모여앉아 갠더의 이야기에 귀를 기울였다.
갠더는 이야기를 시작하기 전에 자신은 뉴햄프셔 주의 워싱턴 산에서 출발해 조지아 주까지 갈 뿐 종주 하이커는 아니라고 밝혔다. 보통 사람들은 14개 주 중에서 한 주 반 개쯤 건너뛴 게 뭐 대수냐며 그를 종주 하이커라고 부를 것이다. 그러나 종주 하이커 사회에서는 누군가를 종주 하이커라고 부르는 데 별로 관대하지 않다. 게다가 갠더가 건너뛴 곳은 가장 힘든 코스인 메인 주 전체와 두 번째로 힘든 코스인 뉴햄프셔 주 절반이었다. 갠더는 이 두 개 주를 건너뜀으로써 가장 험한 580킬로미터, 길이로는 트레일의 17퍼센트를 피해갔다. 어쨌든 갠더는 종주 하이커라고 우긴 적이 없으므로 아무도 그에게 불평하지 않았다.
갠더는 험한 구간을 빼먹었다지만 모닥불 옆에 앉아 이야기를 들어보니 굉장한 행운을 경험한 사내였다. 어느 날 중간 보급이 필요해서 히치하이킹을 하려고 서 있는데, 마침 지나가던 할머니가 그를 마을까지 태워다주었다. 할머니는 갠더가 얼마나 걸었는지 듣더니 샤워도 하고, 가정식 요리도 먹고, 빨래도 하고, 진짜 침대에서 자라고 그를 집으로 초대했다. 이런 너그러운 초대는 흔치 않은 매우 고마운 일이긴 하지만, 처음 듣는 선행은 아니었다. 하지만 갠더의 이야기는 계속 이어졌다.
다음날 할머니는 갠더를 트레일까지 데려다주고는 고맙다고 수백만 번은 머리를 조아리는 갠더에게 말했다. “여기 40달러예요. 필요할 거예요.” 갠더가 놀라 웃으며 말했다. “아니에요. 제게 너무 친절하셨어요. 더 이상은 받을 수 없어요.” “그러지 말고 받아요.” “아니에요, 감사하지만 돈이 모자라지 않아요. 정말로 안 필요해요. 그리고 이미 저에게 너무 잘해주셨잖아요.” 할머니가 낙담해서 말했다. “좋아요. 할 수 없죠.”
갠더는 차에서 내려 어제까지만 해도 생면부지 남이던 할머니에게 작별 인사를 했다. 할머니는 따뜻한 미소와 함께 조지아 주까지 가는 여행에 행운이 깃들길 빌고는 차를 출발하면서 40달러를 갠더 쪽으로 던지고 가버렸다. 20달러짜리 지폐 두 장이 그의 발 앞으로 굴러왔다. 그가 알아차렸을 즈음엔 할머니의 자동차는 이미 멀리 가고 없었다. 부스럭거리는 나뭇잎만 남긴 채.
종주 하이커들은 갠더가 겪은 일을 일컬어 ‘트레일 마법’이라고 부른다. 트레일 마법은 종주 하이커에게 낯선 사람들이 베풀어주는 사심 없는 행동이다. 이렇게 너그러운 사람들은 트레일 천사라고 부른다. 트레일 천사는 온갖 종류의 트레일 마법을 부린다.
▪하이커들을 차에 태워서 마을까지 데려다준다.
▪아무리 보잘 것 없는 것일지라도 음식을 차려준다.
▪하이커들이 마실 수 있도록 시원한 샘물에 음료수를 담가둔다.
▪하이커들이 전화를 하거나 소포를 배달할 수 있도록 도와준다.
▪집으로 하이커들을 초대한다.
▪발마사지를 해준다.
갠더가 겪은 일은 AT 인근에 사는 사람들이 트레일 마법을 얼마나 많이 보여주는지를 생생하게 증명한다. 사실 트레일 마법은 너무 자주 일어나기 때문에 마법이 아니라고 생각해야 한다. AT 근처에 사는 사람들이 생활하는 방식인 것이다. AT 주변 산에 있는 마을들은 유대가 돈독한 공동체이고, AT 하이커뿐만 아니라 서로서로 잘 챙겨준다.
갠더가 이야기를 마쳤을 때, 나는 모닥불이 깜부기불로 바뀌며 은하수를 향해 희미한 연기를 피우는 모습을 바라보았다. AT는 나에게 또 다른 교훈을 가르쳐주었다. 스모키 산의 어느 추운 밤에 트레일 마법을 행하는 일이 인생을 최대한 누리는 여섯 번째 원칙임을 배운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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