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정신과 주제발표 ■
1 정의
실질적인 신체적 질환 없이 혹은 신체적 원인으로 설명이 불가능한 동통을 주소로 하는 환자로서 그 원인이 심리적인 요인으로 간주되는 경우를 심인성동통(psychalgia)이라고 한다. 물론이에 상응한 신체적 질환이나 다른 정신질환이 없어야 한다.
이 종류의 장애는 과거에는 독립된 진단단위로 취급되지 않았고 대체로 정신신체장애에서의 동통과 전환장애에서의 동통은 같은 증상으로 불리어지던 것인데 DSM-Ⅲ에서 독럽된 진단단위로 처음 등장한 것이다.
2 빈도
심인성동통은 매우 혼한 질환이다. 특히 동통을 주소로 병원에 오는 환자 가운데는 심인성 동통이 상당히 많다. 그러나 그 정확한 빈도는 알 수 없다. 심인성 동통은 남자보다 여자에게서 월등히 많다.
3 원인, 소인 및 발병계기
가족적 경향 이 장애의 유전적인 것은 아직은 잘 알러져 있지 않으나 환자의 가족에게서는 동통이 주증상이 되는 신체손상이나 전염병을 앓은 사람이 일반 인구에서보다 훨씬 많은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신생리학적 기제 말초신경에 해로운 물질을 자주 주면 동통이 생긴다. 이 동통은 말초신경과 이에 관여되는 대뇌피질 사이의 연결로 전달되는데 그 사이에 망상체와 변연계가 중재 역할을 담당한다. 멜자크와 월이 발표한 gate theory에 의하면 대뇌피질에는 말초에서 오는 동통자극을 조절하는 기관이 있다는 것이다. 이 gate는 큰 신경섬유로 되어 있는것인데 말초신경에서 오는 동통을 전달하는 작은 신경섬유를 이 큰 신경섬유가 감싸서 대뇌에서 작은 신경섬유의 전달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큰 신경섬유는 촉각을 전달하나 작은 신경섬유는 동통을 전달한다. 이 gate는 사람마다 기능의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같은 자극이라도 사람마다 그 동통의 정도가 다르게 느껴진다.
위와 같은 실험적 소견은 임상에서의 여러 동통을 설명하기에는 미흡하나 동통의 지각정도는 심리적 과정, 신체적․생리적 조건, 사회적행동 양상에 따라 다르다는 것이 최근 알려지고 있다.
유아기에는 말초자극이 직접 대뇌에 지각되나 나이가 들면서, 생활경험과 관련된 감정․개념․행동양상․인격 등에 따라 그 지각의 정도가 달라진다. 어린 시절 심한 동퉁의 경험이있으면 어른이 되어서도 동통이 지각될때 그 경험에 의해 더욱 심각하게 느낄 수도 있다.
심리적 요인 동통은 두 가지의 상징적 의미가 있다.
첫째는 '벌을 받는다'는 상징적 의미를 갖는다. 그것은 어릴 때 벌을 받은 것에서 '아픔'을 느낀 그런 경현에서 온다. 그레서 동통은 죄의식과 직결된다.
둘째의 의미는 '사랑받는다'는 점이다. 이릴때 질병이나 상처로 아픔을 경험했을 때 부모의 관심을 집중적으로 받았던 경험에서 동통을 느낌으로써 사랑의 배고픔읕 메우고 관심을 끌려고 하는 심리가 생겨나기도 한다. 그래서 '아픔'과 '즐거움'은 서로 엉켜서 묘한 상호관계룰 유지하기도 한다. 이와 같은 동통의 상징적 의미는 동통환자의 심리적 양상을 이해하는 데는 도움이 되나 그것이 곧 심리적 동통의 원인이라고 보기에는 거리가 멀다.
병전인격 별로 알려져 있지 않으나 히스테리성 인격에도 심인성 동통이 생긴다는 점은 알려져 있다.
발병계기 심인성 동통은 생활의 극히 어려운 일에 직면했다거나 인격발달과정 중 한 단계에서 그 다음 단계로 이행하는 과정에서 혼히 발병한다.
4 증상
심인성 동통의 종류는 많다. 그러나 어떤 종류든지 신체적 질병이 없고 그런 신체적 요인으로 설명이 되지 않는다. 동통의 발생․악화가 일시적이나마 자기 환경과 그 곳에서 오는 심리적 자극에 의해 좌우되거나, 동통이 자기에게 불리한 어떤 상황에서 도괴하는데 도움이되거나, 앞으로 닥쳐올 불리한 상황을 미리 피하는 데 도움이 되는 것임을 파악함으로써 동통의 심리적 요인을 알아낼 수가 있다. 환자 자신은 그것이 심리적 요인에 의해 유발되었다는 사실을 극구부인한다. 그리고 신체질환을 다루는 의사를 찾아 다니는데, 자기의 질병을 인정해 주기를 바라면서 이 의사 저 의사를 찾아 다닌다. 또한 자기의 동통을 과장해서 심각하게 표현하는 경향도 있다.
동통은 좌골신경통이나 협심증 등 잘 알려진 질환의 증상을 모방하기도 하고 국소적일 경우 감각마비나 운동이상을 동시에 수반하기도 한다.
가창 혼한 동통의 종류는 두통․요통․흉부통․복통․관절 및 사지통 등이다.
5 경과 및 예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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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인성 동통은 급작스럽게 일어나서 수일․수주간에 더욱 심해지는 것이 보통이고 적절한 조치롤 받거나 발병계기가 되는 환경여건이 제거되면 소실되는 것이 통례이다. 며칠․몇년 제속되기도 한다. 극적인 복통 호소로 뷸필요한 수술을 받기도 한다. 동통의 정도가 경해서 일상생활에 큰 지장이 없는 경우도 있으나 때로 사회생활에 지장을 초래하는 수도 있고 전혀 자기 역할을 못하는 수도 있다. 그 의에 경과와 예후에 관해서는 아직 잘 알려져 있지 않다.
6 진단
심인성 동통장애의 진단은 실질적인 신체적 질환이나 다른 정신질환이 없음을 확인하고 그것이 심리적 요인에 의해 유발되었음을 확인함으로써 이루어진다.
DSM-Ⅲ의 진단기준은 다음과 같다.
진단기준
1) 동통이 주증상을 이루어야 하고
2) 철저한 검사 끝에 실질적 신체질환이 없음을 확인해야 하고
3) 다음 중 하나에 해당되는 심리적 요인이 있어야 한다.
① 중상의 발병․악화 둥이 일시적이나마 환경에서의 자극과 관련되어 일어날 때
② 증상이 자기에게 불리한 상황이나 행동을 피하는 계기가 될 때
③ 중상이 앞으로 직면해야 할 어떤 상황에 대처하는 데 도움이 될 때
4) 동통에 상응하는 신체칠환이나 다른 정신장애가 없어야 한다.
이상 네 조건이 만족되면 진단이 가능하다. 동통은 모든 신체질환 그리고 정신질환에서도 일어날 수 있기 매문에 감별진단은 어렵고 또 중요하다.
우선 각종 신체칠환의 유무를 절저히 가려야 한다. 암의 초기․늑막염․협심증․급성복통․소화성 위궤양뿐 아니라 동통이 올 수 있는 각종 신경질환과도 감별이 필요하다. 감별과정에서 타과 의사와의 협조도 필요하고 여러 이학적, 임상병리학적 검사, 방사선 검사도 철저히 해야 한다. 특히 암의 초기에 심인성 동통으로 오진되는 수가 있어 조심해야 한다.
동통을 호소하는 꾀병과도 감별이 필요한데 이는 감별이 매우 어렵다. 환자의 환경여건을 면밀히 살펴서 꾀병의 동기가 있는지를 알아보는 길밖에 없다.
신체화장애․전환장애․우울중․정신분열병에서도 여러 종류의 동통을 호소하나 이들의 경우 동통이 주증상은 아니라는 점, 그래서 그 밖에 진단에 상응하는 증상들이 위주가 된다는 점에서 심인성 동통과는 구별이 된다.
긴장성 두통, 편두통 같은 경우는 그것들이 생리적 변화가 있기 때문에 심인성 동통으로 진단해서는 안된다.
진단이 어려우면 최면술, 심리검사, 약물최면 같은 수단이 진단에 도움이 된다.
7 치료
일반지침 심인성 동통은 치료하기 어려운 경우가 많다. 의사-환자관계의 형성이 치료에 가장 핵심적인 요인이 된다. 의사는 발병전의 생할사를 잘 알아야 하고 뱔병의 계기가 된 사회환경적 상황을 잘 알아야 한다. 그래서 환자의 생활사, 발병시의 환경과 동통의 관계를 잘 설명해 주어야 한다. 환자 자신은 그런 심리적 요인을 부인하지만 그것을 이해시키는 것이 의사의 책임이다.
약물치료 심인성 동통에 대한 약물치료는 극히 제한되어 있다. 치료 초기에 의사-환자관계를 유지하는 목적으로 당분간 사용함이 원칙이다. 진통제를 사용하기도 하나 그것은 위약(placebo)의 의미가 있을 뿐이고 일시적으로 동통은 완화되나 오래 사용하면 동통이 다시 나타난다. Phenothiazine을 사용하기도 하는데 동통의 감소를 기대할 수가 없고 우울한 증상이 킽에 숨겨져 있다고 생각되면 항우울약물을 사용해 볼 수도 있다. 약물치료로 도움을 보는 경우는 아마도 약을 쓰는 동안 환경의 요인이 제거되어서 동통이 그로 인해 해소된 경우이지도 모른다.
심리적 치료 분석적 정신치료나 지지적 정신치료를 적용해 볼 수도 있으나 환자가 자기의 심리적 문제를 직면하기 싫어하는 까닭에 치료초기에 탈락하는 것이 상례이다. 정신치료자들은 동통을 가지고 세상을 살아가는 능력과 방법을 터득하게 해주는 것이 도움이 된다고 한다. 따라서 이런 치료가 심인성 동통에 효과적인지는 아직 미지수이다. 그밖에 최면술이 도움이 된다. 그러나 이 역시 일시적 증상완화에는 매우 좋은 성과를 보이나 동통을 근절시키는 데는 별로 도움이 안된다.
기타 치료방법 만성적이고 심한 동통에 대해서는 해당 신경의 절단, 해당 신경의 전기자극 및 약물주입과 같은 신경외과적 치료를 하기도 하나 일시적 동통완화에는 도움이 되나 동통을 조절시키지는 못한다. 심한 경우 전기충격요법을 하기도 하나 그 효과 역시 신경외과적 수술에서와 마찬가지이다.
그 어떤 방법을 쓰든 한가지 방법만으로는 심인성 동통을 만족하게 치료할 수가 없다. 약을쓰더라도 환자의 심리적 요인과 환경적응 문제를 염두에 두고 종합적으로 환자를 대해 나가는 것이 필요하다.
참고문헌
1. 이정균, 정신의학, 일조각, 1989, 서울
2. 황의완 김지혁, 동의정신의학, 현대의학서적사, 1987, 서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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