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 배가 아플 때
(가) 배가 아프다고 함부로 약을 먹이면 안돼
"배 아프다는 머리 아프다 다리 아프다와 더불어 아이들이 아프다는 3대 레파토리 가운데 하나입니다. 배가 아픈 것은 다양한 원인에 의해 생길 수 있는 증상인데, 대개의 경우는 시간이 지나면서 특별한 조치를 하지 않아도 좋아집니다. 하지만 간혹 빨리 손을 쓰지 않으면 위험한 경우도 있으므로 신경을 써야 합니다. 배가 아픈 아이를 소아과에 데려오는 엄마 중에 아이에게 아무것도 먹이지 않고 그냥 오는 분은 많지 않습니다.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일단 집에서 무슨 약이든 먹여서 배를 안 아프게 해보려다 그래도 아파하면 그제서야 소아과에 데려오는 것입니다. 배가 아픈 아이에게 함부로 약을 먹이는 것은 도리어 손해가 될 수 있으므로 주의해야 합니다. 소아과 의사도 아이가 열이 날 때 먹이는 약은 알려줘도 배 아플 때 먹이는 약은 알려주지 않습니다. 배가 아픈 것은 병이 아니라 하나의 증상으로 배가 아플 수 있는 병이 있다는 것을 알려주는 신호입니다. 원인을 모르고 신호만 없앤다면 배가 아픈 원인을 밝히기 힘들어집니다. 물론 배가 약간 아프다고 하면서도 잘 먹고 잘 놀면 좀 기다려 볼 수 있습니다. 그러다가 배 아픈 게 좀더 심해지면 소아과에 데려가면 되는데, 이런 경우에도 소아과에 가기 전에 배 안 아프게 하는 약을 먹이면 안됩니다. 미리 약을 먹여 증상을 완화시킨 뒤 소아과를 방문하면 병을 진단하기 힘들고, 진단이 늦어져 적절한 치료 시기를 놓칠 수도 있습니다.
(나) 배가 아플 때 소아과에 가기 전에 주의할 점
아이가 배가 아플 때 이것 저것 함부로 먹여서는 안됩니다. 맹장염이나 장폐색이 의심될 정도로 심하게 아픈 아이가 아니라면 물은 먹여도 좋습니다. 하지만 약은 함부로 먹이지 마세요.미리 약을 먹여 증상을 완화시킨 다음 병원에 가면 정확한 진단을 붙이기가 힘듭니다. 밤에 많이 아픈데 어떡하냐고요? 좀 견뎌보다 약을 먹여야 할 정도로 아프다고 하면 당연히 응급실로 아이를 데려가야 합니다.
(다) 아이가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할 때는
1) 만성복통일 때는 진찰을 받아야만 원인을 알 수 있어: 만성복통은 최근 3개월 동안 아주 심한 복통이 세 번 이상 반복된 경우를 말합니다. 만성복통은 스트레스가 원인인 경우와 원인을 잘 알 수 없는 경우가 대부분이어서 소아과에서 진찰을 받아야만 확인할 수 있습니다. 간혹 위에 헬리코박터라는 균이 자라서 만성복통을 일으키기도 하는데, 이것을 방치했다가는 큰병이 될 수 있으므로 초기에 발견해서 치료해야 합니다. 아이에게 만성복통 증상이 나타날 때는 바로 소아과에 가야 합니다. 만성복통이 있는 아이는 대개 소아과 의사가 큰병원으로 보내서 검사를 받게 합니다.
2) 다른 이상은 없는데 평소 배가 자주 아프다고 하면: 주위에서 보면 이런 아이들이 많이 있습니다. 유치원 다니는 아이들은 배 아프다는 말을 잘 하고 학교 다니는 아이들은 머리 아프다는 말을 잘 합니다. 아이들이 흔히 하는 말이기는 하지만 정말 이상이 있는 경우도 간혹 있으니 꾀병 부린다고 야단만 칠 것이 아니라 아이의 상태를 잘 관찰해 보아야 합니다. 평소와 달리 좀더 아파하거나 다른 이상이 보이면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진찰해서 이상이 없다면 옛날 어른들처럼 엄마 손은 약손하고 배를 문질러주는 것도 좋은 방법입니다.
(라) 이렇게 배 아플 땐 바로 병원으로!!
1) 1세 이전의 아기가 배 아파할 때
2) 배에 힘을 주고 울거나 다리를 배에 붙이고 울 때
3) 3시간 이상 계속 복통을 호소할 때
4) 배가 아프다며 5분 정도 울다가 한 시간 정도 조용하다가를 반복하면서 토마토 케첩 같은 변을 볼 때
5)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흔히 똥물이라고 하는 초록빛을 띤 노란물을 토할 때
6) 배에 손을 못대게 할 정도로 아파할 때
7) 사고를 당한 후나 배를 맞은 후에 심한 복통을 호소할 때
8) 복통 부위가 사타구니 부근이거나 고환부근이거나 오른쪽 아랫부분일 때
9) 토하거나 설사를 한 후 3시간이 지나도 복통이 지속될 때
10) 전에 배를 수술한 적이 있는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할 때
11) 이상한 것을 먹은 후 배 아프다고 할 때
(마) 장염이나 장중첩 때문에 배가 아픈 경우
1) 장염에 걸려 설사를 할 때 임의로 지사제를 먹여서는 안돼: 아이가 갑자기 배가 아프다며 토하고 설사하면 장염이기 쉽습니다. 아이가 장염일 경우 일단 집에서 전해질 용액을 먹이고 좋아지지 않으면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습니다. 만일 변에 피나 코 같은 것이 섞여 나오면 세균성 장염일 수도 있으니 더욱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여행중에 배가 아프다며 토하고 설사를 하면 식중독이나 대장균에 의한 장염일 가능성이 높은데, 이런 때 임의로 지사제를 먹이면 안됩니다. 설사는 몸 안의 나쁜 균을 몸 밖으로 내보내는 역할을 하기도 하는데, 설사를 멈추게 하는 지사제를 먹이면 나쁜 균을 내보내지 못해 갑자기 아이의 상태가 나빠질 수도 있습니다.
2) 장중첩은 빨리 발견해서 병원으로 가야: 배가 5분 동안 아주 심하게 아프다가 한 시간 정도는 말짱하고 또다시 아픈 증상이 반복되면 장중첩일 가능성이 큽니다. 장중첩으로 배가 아픈 아이들은 다리를 배쪽으로 붙이고 우는 경우가 많고, 시간이 지나면서 토마토 케첩 같은 변을 봅니다. 장중첩은 빨리 발견해서 치료하지 않으면 장이 터지고 썩기 때문에 바로 응급실로 가야 합니다. 주로 유아들이 걸리지만 간혹 초등학생 정도의 아이가 걸리기도 합니다.
(바) 맹장염으로 배가 아픈 경우
아이들은 맹장염 초기에 배꼽 주위가 아파: 심한 복통이 3시간 이상 지속되면서 아이가 다리를 굽히고 배를 못 만지게 하면 일단 맹장염을 의심해야 합니다. 맹장염 때문에 배가 아프면 잘 걷지 못하고, 걷는다 해도 허리를 숙인 채 엉금엉금 걷는 경우가 많습니다. 맹장염의 증상은 어른과 아이가 다릅니다. 어른들은 바로 오른쪽 아랫배가 아프지만, 아이들은 배꼽 주위가 먼저 아프다가 점점 심해지면서 오른쪽 아랫배가 아픈 경우가 많아 초기에 진단을 붙이기가 쉽지 않습니다.
맹장염이 의심될 땐 아무것도 먹이지 말고 바로 병원으로: 맹장염일 경우 배가 먼저 아프고 몇 시간이 지나면 토하기도 합니다. 만약 먼저 토하고 배가 아픈 경우라면 보통 열감기 종류가 심해서 그럴 가능성이 높습니다. 아이들은 맹장염 초기에 모호하게 아픈 경우가 많은데, 이때 소위 장약이라 부르는 배 아플 때 먹는 상비약을 미리 먹이는 분들이 많습니다. 그러나 배가 많이 아플수록 약을 함부로 먹여서는 안됩니다. 약을 먹여 복통을 가라앉히면 맹장이 터져도 잘 모를 수 있습니다. 맹장염이 의심될 때는 물은 물론 아무 것도 먹이지 말고 소아과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사) 스트레스로 배가 아픈 경우!!
평소에는 전혀 다른 이상 없이 잘 먹고 잘 놀고 멀쩡해 보이는 아이가 가끔씩 배가 아프다고 호소하면 스트레스 때문에 배가 아픈 것이거나 꾀병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대개의 경우 꾀병보다는 스트레스에 의한 경우가 많습니다. 스트레스 때문에 배가 아픈 경우는 심리적인 문제가 원인이며 진짜로 아이가 아프다는 것이 꾀병과 다른 점입니다. 아이의 환경을 잘 살펴서 스트레스를 풀어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 요로감염, 탈장 등으로 배가 아플 때
배 아프고 소변 볼 때 아파하면 요로감염일 수 있어: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서 열이 펄펄 나고 소변을 볼 때 아파하는 경우, 그리고 소변을 자주 보거나 소변에서 이상한 냄새가 나고 갑자기 이불에 지도를 그리는 경우에는 요로감염을 의심해 봐야 합니다. 요로감염은 오줌이 나오는 소변길에 염증이 생기는 것인데, 요로감염에 걸린 아이들 중에는 드물지만 요로에 기형이 있거나 소변이 거꾸로 흐르는 방광 요관 역류증이라는 병이 동반될 수도 있기 때문에 나중에 신장이 망가질 수도 있습니다. 따라서 요로감염 치료 후에 초음파나 방사선 검사를 해야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약을 하루 이틀만 먹여도 증상이 좋아지지만 반드시 의사가 그만 먹이라고 할 때까지 약을 먹여야 합니다. 임의로 치료를 중단하면 멀쩡해 보여도 다시 재발할 수 있고 반복되면 신장에 상처를 남길 수도 있습니다. 요로감염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비뇨생식기 편을 참고하십시오.
배가 아프면서 사타구니나 고환 부위가 부으면: 배가 아프면서 사타구니나 고환 부위가 부으면 탈장일 수 있습니다. 만일 부은 것이 가라앉지 않고 통증이 심하면 바로 응급실에 가야 합니다. 탈장 부위가 꼬이면 바로 장이 썩어서 큰 문제가 생길 수도 있습니다.
(자) 감기 치료중에 배가 아프다고 할 때
감기 걸린 아이가 배 아파하면 일단 진찰을 받아야: 감기에 걸리면 배가 아프다고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아이들의 감기는 어른과 달라서 호흡기에만 걸리는 것이 아니라 장에도 같이 걸리는 경우가 제법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나라에서는 열이 많이 날 때 배가 아프면 체했다고 표현하기도 했습니다. 미국에서는 배가 아픈 감기(stomach flu)라고 표현하기도 합니다. 이런 경우 아이에게 문제가 있어서 배가 아픈지 아니면 단순히 감기 때문에 배가 아픈지는 엄마가 판단하기 힘듭니다. 실제로 감기에 걸린 아이가 맹장염이나 장염이 동반되어 배가 아픈 경우도 있으니까요. 따라서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할 때는 의사의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아이가 심하게 배를 움켜쥘 정도로 아프다고 하면 몇 시간 전에 소아과 의사가 진찰해서 괜찮다고 했어도 다시 진찰받는 편이 좋습니다.
(차) 진찰없이 증상만 가지고 약을 쓰면 안돼: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할 때 너무 많이 힘들어 하지 않으면 죽을 먹이고 물을 좀더 먹이세요. 하지만 많은 엄마들이 아이가 배가 많이 아프다고 하면 우선 배 안 아프게 하는 약을 먹이는 경우가 아주 흔합니다. 하지만 의사의 진찰없이 단순히 배가 아프다는 증상만을 가지고 임의로 약을 쓰는 것은 별로 바람직한 일이 아닙니다. 감기에 걸린 아이가 배가 아프다고 하면 당연히 다른 가능성에 대해서 생각해 보는 것이 아이의 안전을 위해서 중요합니다.
(2) 잠깐 의학 상식 !!
아기가 배가 아프면 꼭 장에 탈이 난다고 해서 선천적으로 장 기능이 좋지 않다고 단정지을 수는 없습니다. 장 기능이 정상인 아기들도 뱃속에 가스가 차 있습니다. 당연히 변도 들어 있고요. 만일 문제가 있다면 어떤 문제인지 아기를 진찰한 의사와 상의하는 것이 좋습니다. 병이 있다면 그 병의 치료가 중요하지 엑스레이 사진에 나오는 가스와 변은 의미없는 경우가 많습니다. 어른들도 변을 잘 보지 못한 채 시간이 지나면 가스가 차고 방귀가 나옵니다. 아기들도 마찬가지입니다. 변비가 생겨서 변을 잘 못 보니까 뱃속에 똥과 가스가 차게 되는 겁니다. 이런 경우 아침식사가 장 운동을 자극해 배변 기능을 갖게 하므로 끼니를 거르지 않도록 하고, 음식을 먹일 때도 대변의 양을 증가시킬 수 있는 섬유질이 풍부한 음식을 충분한 물과 함께 섭취하도록 하세요. 우유나 치즈 같은 것을 너무 많이 먹이지 마시고요.
(3) 변비 때문에 배가 아픈 경우
변을 자주 못 보는데 배가 아프고 딱딱하면 변비가 원인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아기들은 변비가 복통의 원인인 경우는 별로 없습니다. 만일 변비가 복통의 원인이면 변을 쉽게 보도록 도와주는 것이 제일 중요합니다. 이유식을 하는 아이들은 물을 많이 먹이고 채소와 과일을 좀더 먹이는데, 바나나 같은 과일은 변비를 유발할 수 있으니 먹이지 않는 것이 좋습니다. 돌이 지난 아이가 우유를 주식으로 하고 있다면 변비가 심해서 배가 더 아플 수도 있습니다. 돌이 지난 아이는 밥을 주식으로 하고, 우유는 하루에 두 컵 정도만 먹이는 것이 좋으며 많아도 세 컵을 넘지 않게 먹이는 것이 좋습니다. 변비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책의 변비와 관장 편을 참고하십시오.
(4) 영아 산통의 원인
(가) 배고플 때, 너무 많이 먹었을 때
(나) 피곤할 때
(다) 부적당한 수유법
(라) 들이마신 공기가 많을 때
(마) 체질적으로 긴장성인 아이
(바) 가족이 긴장했거나 불화가 있을 때
(사) 소란한 주위 환경
(5) 영아 산통 때문에 배가 아픈 경우
(가) 어린 아기의 영아산통은 시간이 약: 흔히 배앓이라고도 하는 영아산통은 특히 어린 아기들에게 나타나는 경우가 많고, 숨이 넘어갈 듯 심하게 우는 것이 특징입니다. 얼굴은 새까맣게 되고 숨은 넘어갈 듯하고 식은땀도 나며 배에 힘을 주고 울어댑니다. 아기가 밤에 울 때는 소아과에도 못 가고 곤란하지요. 특히 1~2개월 된 어린 아기들이 울 때는 별 다른 대책이 없습니다. 대개 생후 4개월이 지나면 영아산통이 사라지니 그때까지 기다리는 수밖에 없습니다.
(나) 아기에게 영아산통이 있을 때 집에서 할 일: 일단 영아산통이라는 진단이 붙으면 아기를 편하게 해주어야 합니다. 안아주고 약간씩 흔들어 주는 것이 좋습니다. 뱃속에 공기가 들어가면 더 힘들어 하므로 분유를 타느라 흔들었던 우유병을 잠시 세워 놓아 공기 방울이 위로 떠오르게 해주고, 수유할 때도 공기를 적게 들이마시도록 우유병을 약간 세워주는 것이 좋습니다. 아기가 젖이나 우유를 먹은 후에는 반드시 트림을 시키고, 조용한 환경을 만들어 주며, 가정 불화가 없도록 합니다. 아기와 엄마 모두 알레르기 있는 음식을 피하고 아기에게 우유를 너무 많이 먹이거나 너무 적게 먹이지 않도록 하는 것이 조금 도움이 되니 참고하십시오. 그리고 엄마가 마음이 편해야 아기를 편하게 해줄 수 있다는 것도 잊지 마세요. 영아산통에 대한 자세한 내용은 이 책 아기가 밤에 울 때 편의 영아산통 부분을 참조하십시오.
(다) 아이가 체했다구요?
1) 현대 의학에 체했다는 병은 없습니다: 열이 나면 손발이 차게 되는 경우는 흔합니다. 아이가 배가 아프면서 열이 심하고 토하고 안 먹고 손발이 차고 하품을 실실 하면 사람들은 흔히 체했다고 말합니다. 그러나 현대 의학에 체했다는 병은 없습니다. 체했다는 아이들을 진찰해보면 인두염, 성홍열, 중이염, 뇌막염, 장염 등 여러 가지 다른 병이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특히 어린 아이들은 급성 인두염에 걸리면 소화기 증상을 많이 일으키기 때문에 배가 많이 아프기도 합니다.
2) 손발이 차면 함부로 따지 말고 소아과를 방문하세요: 체했다는 병명은 이런 여러 가지 병을 구분하지 못했던 과거에 사용하던 병명입니다. 하지만 아무리 열심히 설명해도 돌아서면 의사가 체한 것도 모른다고 말하는 분들이 있기 때문에 의사들 중에도 설명은 체했다고 하고 진찰 소견대로 치료하는 분도 있습니다. 체했다고 손발 따면 검은 피가 나오는 것은 당연한 이야기입니다. 지금 당장 엄마 손을 따도 정맥피니까 검붉은 피가 나옵니다. 저는 지금까지 체한 아이를 본 적이 없습니다. 손발이 차다고 함부로 따지 마시고 해열제를 먹인 뒤 소아과를 방문하는 것이 좋습니다. 뇌막염이나 장티푸스, 식중독 등 전혀 다른 병들도 이런 증상을 일으키기 때문에 주의해야 합니다.
(6) 이유없는 '영아 산통' / 시간 지나면 저절로 나아
문)한달밖에 안된 아기가 밤마다 울어댑니다. 소아과에서는 영아산통이라고 하는데 어떻게 해야 하나요?
답)아기들은 원래 잘 웁니다. 배가 고파도 울고 쉬를 해도 우는데 울음에도 색깔이 있어 아기가 왜 우는가를 엄마는 금방 알게 됩니다. 하지만 숨이 넘어갈 듯이 우는데 원인은 알 수 없어도 시간이 지나면서 저절로 좋아지는 경우가 있습니다. 이런 경우를 영아 산통이라고 합니다. 배가 아파서 우는 것으로 추측은 하지만 영아 산통의 정확한 원인은 아직 아무도 모릅니다. 아주 심하게 우는 것이 영아 산통의 특징입니다. 얼굴이 발갛게 되도록 온몸에 힘을 주고 다리를 굽혔다 폈다 하고 주먹을 쥐고 배에 힘을 주다가 방귀를 붕붕 뀌기도 합니다. 이렇게 무섭게 울다가는 제풀에 지쳐서 곯아 떨어집니다. 생후 2주부터 시작되어 3개월이 지나면 저절로 좋아집니다.
하지만 아기가 운다고 해서 그냥 영아 산통이라고 간주해 버리지는 마십시오. 심각한 병도 꼭 영아산통 같아 보이는 수도 있습니다. 영아 산통에는 세월이 약이라지만 몇가지 해줄 수 있는 게 있습니다. 안아주면 낫고 업고 밖으로 나가도 좋습니다. 차를 타고 돌아다니면 좋아지는 경우도 많아 응급실에 도착할 때쯤에는 울음을 그치고 자는 아기를 흔히 봅니다. 무릎에 엎어놓고 등을 문질러 주거나 배를 따뜻하게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공갈젖꼭지를 물리거나 포대기로 잘 싸주면 도움이 되기도 합니다. 간혹 옆방의 진공 청소기나 세탁기가 내는 규칙적인 소음이 아기를 달래는 데 자장가 이상의 효과를 내는 수도 있습니다. 과식을 피하고 젖줄 때 공기를 적게 마시도록 주의하세요. 엄마가 먹는 음식을 소아과 의사와 상의하시고 분유를 먹일 때는 특수 분유를 일시적으로 먹이는 것도 고려해야 합니다.
우는 아기 때문에 엄마가 너무 지칠 때는 다른 사람에게 아기를 맡겨두고 영화라도 한편 보며 쉬는 것이 엄마와 아기에게 도움이 됩니다. 운다고 함부로 약을 먹여서는 안됩니다. 끝이 없을 것 같은 울음에 고생하다 보면 어느 날 갑자기 편해지는 자신을 발견할 수 있답니다. 기운 내십시오.
(7) 고환 안만져지는 신생아
(가) 미숙아는 음낭에 고환이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남자아이들의 고환은 음낭에 들어 있는 것이 정상입니다. 고환은 태아일 때는 아기의 뱃속에 있다가 태어날 때쯤 해서 음낭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그런데 간혹 태어날 때까지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지 못하고 뱃속에 남아 있거나 사타구니 근처까지 내려와서 오르락내리락 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고환은 태어날 때쯤 해서 음낭으로 내려오므로 달을 못 채우고 태어나는 미숙아는 당연히 음낭에 고환이 없는 경우가 흔합니다. 정상적으로 달을 채우고 태어난 만삭아는 약 3% 정도가 고환이 내려오지 않은 상태로 태어납니다. 고환이 내려오지 않은 3%의 신생아 중에서 80%는 일 년 안에 고환이 음낭으로 내려오게 됩니다.
(나) 1년이 지나도 고환이 내려오지 않을 경우 그냥 두면 큰일납니다: 생후 1년이 지나도 고환이 내려오지 않을 때는 저절로 내려오기를 기대하기 힘들므로 반드시 의사에게 문의해야 합니다. 이때는 수술을 받아야 하는데 구체적인 것에 대해서는 외과 의사나 비뇨기과 의사가 판단할 것입니다. 생후 1년이 지났는데도 음낭으로 내려오지 않은 고환을 그냥 두면 30대나 40대가 되었을 때 뱃속에 들어 있는 고환에 암이 생길 확률이 높아집니다. 또한 고환을 그냥 뱃속에 둔 채로 1년이 지나면 고환이 제 기능을 못하는 수도 있습니다. 고환이 한 개는 내려오고 한 개는 안 내려온 경우에도 마찬가지입니다. 생후 1년이 지났는데도 뱃속에 있는 고환 한 개가 내려오지 않는다면 수술을 받아야 합니다.
(8) 태어날 땐 만져지던 고환이 안 만져질 때!!
아기가 태어날 때는 고환이 만져졌는데 나중에 만져보니까 고환이 안 만져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이럴 때는 아기를 따뜻한 방에 눕혀 놓고 만져보면 고환이 만져질 수도 있습니다. 이 경우는 고환이 완전히 안 내려온 경우와 달리 별다른 문제는 없지만 일단 의사의 정확한 진찰을 받아야 합니다. 이런 고환은 사춘기를 지나면서 정상적인 위치인 음낭으로 들어갑니다. 하지만 진단을 잘못 내렸다가는 아기에게 문제가 될 수도 있으니 집에서 엄마가 임의로 진단을 내릴 생각은 아예 하지 마십시오. 실수라도 하는 날이면 두고두고 후회할 수도 있으니까요. 의사의 정확한 진단이 필수입니다.
(9) 아기 머리에서 말랑말랑한 것이 만져져요
신생아의 머리에서 말랑말랑한 것이 만져질 때는 대개 두 가지 경우를 생각할 수 있는데, 의학 용어로는 산류와 두혈종이라고 합니다. 아기가 엄마 뱃속에서 나올 때는 머리부터 나오는데, 이때 머리 부위에 부종이 생기는 것을 산류라고 합니다. 이것은 보통 2~3일이 지나면 사라집니다. 두혈종은 태어날 때 두개골의 골막에 금이 가 피가 나서 생기는 것인데, 이것은 몇 개월 동안 남아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산류나 두혈종은 대개 별다른 치료가 필요없습니다. 세월이 약입니다. 그러나 중요한 것은 지금 아기 머리에 난 것이 위에서 언급한 두 가지 중의 하나인지 아닌지를 엄마가 확인하기는 힘들다는 것입니다. 한번은 아기 머리에 종기가 나서 고름 주머니가 생길 정도로 그 상태가 심각했는데도 두혈종인 줄만 알고 있던 엄마도 있었습니다. 아기의 머리에 뭔가 만져지는 것이 있으면 엄마가 임의로 판단하지 말고 소아과 의사의 진찰을 받아보는 것이 가장 좋습니다.
(10) 모로반사
모로반사는 자극에 대해 자기를 보호하려는 동작으로 팔과 다리를 벌렸다가 두 팔은 무언가를 껴안 듯이 가슴 위로 가져오고 무릎은 가슴까지 오므리는 것을 말합니다.
모로반사는 건강한 모든 신생아들에게서 생기는 정상적인 신경반사로 보통 3-4개월까지 나타납니다. 간혹 이후에도 이런 반응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는데 이때는 전문의의 진단을 받아보는 것이 좋습니다.
(11) 다리가 아프다는 아이
다리가 아프다는 5세와 성장통
성장기의 아이들 중에는 다리가 아프다고 호소를 하는 아이들이 많습니다. 다리가 아프다는 것은 머리 아프고 배아픈 것과 더불어 아이들의 3대 레퍼토리라고 부를 정도로 흔한 것 중에 하나입니다.
가장 흔하게 보는 경우는 흔히 성장통이라 부르는 것입니다. 언제부터인지도 잘 모르게 아이가 툭하면 다리 아프다는 말을 하고 주물러 주면 좋아합니다. 팔도 같이 아픈 경우도 있습니다. 밤이 되면 아프다던 아이가 낮에 놀 때는 언제 그랬냐는 듯이 신나게 놉니다. 그리고 또 밤이 되면 아프답니다. 한동안 뜸하다가는 잊을 만하면 다시 아프다고 합니다. 걱정이 되어서 소아과에 데려가 보면 고민스러운 엄마의 맘과는 달리 특별히 해주는 것도 없이 괜찮다고 하고 주물러 주라고만 합니다.
성장통은 이름과는 달리 성장 그 자체가 원인은 아닙니다. 잘은 몰라도 큰 문제가 없이 시간이 지나면 좋아지는 다리 아픈 것을 통칭해서 부르는 이름입니다. 다른 문제가 없이 성장통 일 때는 다리를 잘 주물러 주고 따뜻한 물찜질을 해주는 것도 좋습니다. 심하게 아플 때는 따뜻한 물에 목욕을 시키고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를 먹이는 것도 좋습니다. 성장통은 아이가 크면서 없어집니다.
그럼 다리가 아프면 다 성장통 이고 문제가 없는 것인가 하면 그런 것은 아닙니다. 아이들이 다리가 아픈 경우는 여러 가지 경우가 있습니다. 당장에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큰일 나는 것부터 신경 안쓰고 그냥 두면 좋은 것까지 다양합니다.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여태 멀쩡하던 아이가 갑자기 다리가 아프다면 다른 이상이 있는 경우도 있으니 일단 아이의 옷을 다 벗기고 다리에 다친 곳이나 멍이 든 곳이나 다리에 부은 곳이나 발갛게 변한 곳이나 임파선이 부은 곳이 있는지 일단 확인하여야 합니다. 일전에 어떤 아이가 발바닥에 염증이 생겨서 아팠는데 발이 곪도록 엄마가 몰랐던 경우도 있었습니다. 눈으로 보기에 다른 이상이 있다면 치료를 해야 합니다.
눈으로 보기에는 멀쩡해도 다리가 아프다는 아이는 바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다리가 아프다면서 열이 나거나 주물러 주면 더 아파하는 경우는 성장통이 아닐 가능성이 높습니다. 밤에 아프다고 하던 아이가 낮에도 아프다면 다른 병이 있는가 확인 할 필요가 있습니다. 특정한 부위가 많이 아프다거나 아프다는 부위를 눌러서 더 아프다면 확인을 해야 합니다. 다리가 아프다는 아이가 다리를 절면 반드시 의사의 진료를 받아야 합니다. 다리를 저는 아이들 중에는 노는데 정신이 팔려서 아픈 것도 모르는 경우가 있는데 저는 것은 무엇인가 문제가 있을 수 있다는 증거입니다.
그렇다고 다리가 아프다고 하면 만사를 제쳐 두고 바로 병원으로 달려가야만 하는 것은 아닙니다.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해도 잘 걷고 잘 놀고 외관상 아무런 이상이 없고 만져 주면 좋아하고 다른 증상이 동반되지 않는다면 좀 기다려 보실 수가 있습니다.
다리가 아픈 경우에 정확한 이유를 모를 때는 타이레놀과 같은 진통제라도 함부로 먹여서는 곤란합니다. 아프다는 것은 병의 한 증상일 수가 있습니다. 안 아프게 진통제를 자꾸 먹이면 골수염이나 류마티스성 관절염 등의 진단이 늦어질 수도 잇습니다. 소아마비 걱정을 하시는 분들이 의외로 많은데 최근에 소아마비는 우리나라에서 발생하지 않고 있으니 그것은 걱정하지 않아도 좋습니다.
아이가 다리가 아프다고 할 때 제일 좋은 방법은 역시 바로 의사의 진료를 받는 것입니다. 처음에는 의사도 정확한 원인을 밝힐 수 없는 경우도 있고 다른 병이 있는 것을 시간이 지나서야 알 수 있는 경우도 있습니다. 성장통이라고 별다른 문제가 없다는 진단을 받았더라도 계속 아프다면 다시 가서 진찰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전에 성장통 진단을 받았던 아이라고 다리가 아픈 다른 병에 안걸리란 법은 없습니다.
(12) 대천문은 언제 닫히나요?
대천문이 닫히는 것은 보통 만 1세부터 1년 6개월까지 인데, 보통 정상인 아가들 중에서도 24개월이 지나서 닫혀지는 수가 있고, 9개월 정도에 빨리 닫혀지는 경우도 있습니다.
어머님들은 대천문이 닫히는 시기에 신경을 많이 쓰시는데 그보다는 오히려 머리 둘레쪽이 문제가 됩니다. 월령에 비해 머리 둘레가 너무 작든가 너무 큰 경우에는 문제가 있다고 생각할 수가 있습니다. 물론 일찍 닫히는 것도 문제가 있을 수 있습니다.
머리의 크기는 뇌의 크기와 밀접한 관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뇌가 정상적으로 자라지 않으면 머리도 작은대로 머물러 있게 되기 때문이지요.
대천문이 빨리 닫히면 소두증이, 대천문이 늦게 까지 열려 있는 경우에는 갑상선 기능 저하증을 의심하게 됩니다.
하지만 아가마다 특성이 있기 때문에 다른 이상이 없다면 다음에 소아과 갈 때 문의해 보시면 될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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